12월 20일 비행기로 한국에 들어갔다가 1월 20일 비행기로 다시 호주로 돌아왔다.
한달 동안 정말 편하게 지내다가 와서 그런지 막상 다시 호주로 오니 어색하다.
긴 잠을 자고 장도 봐오고 그럭저럭 이제는 적응하는 분위기.
우선 기억에 남는 건 한국은 참 추웠다는 점.
울산은 지낼 만 했는데 서울은 진짜 너무 추워서 어떻게 사나? 싶을 정도...
한 겨울에서 살다가 호주로 돌아오니 한 여름이라 너무 덥다.
그래도 안양의 던킨 도너츠에 앉아서 내리는 눈을 본 건 참 재미 있었다.
전여친님이랑 만나서 놀았던 건 너무 좋았음.
오늘 메일로 너무 쌀쌀맞게 대한 거 같아서 미안하다고 하던데
솔직히 이런 식으로 호주 와버리면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없는데
미안한 걸로 치면 내가 한 수백배는 더 미안함.
그리고 어찌되었건 난 무지 즐거웠고 행복했으니까 미안할 건 없는 거 같음.
아무튼 참 힘들고 애매한 관계이지만 나중에 해피엔딩으로 끝나면 좋겠다.
울산으로 돌아와서 부모님과 공익 동창, 후배들 만난 것 역시 좋았음.
공익 후배 녀석들이랑 술마시면서 느낀건데
즐겁게 술 마실 사람이 있다는 건 인생에서 정말 소중함.
나처럼 술 마시는 거 안 좋아하는 사람이 그걸 느낄 정도로 즐거웠음.
가기 전에 술 한 번 더 마시자고 해놓고 결국 못 마셨네.
공익 후배들과는 다르게 공익 동창은 또 다르게 재밌었음.
아무래도 동창이다보니 서로 막내때 이야기 하는 게 또 재밌음.
마지막에 간신히 만나서 다행이긴 한데 다음에는 몇 번 더 봐야 할텐데...
중학교 동창들은 다들 공무원 시험 준비하느라 바쁘던데
몇 명은 결혼 이야기가 나오는데 아 나도 늙었구나 싶었음.
나도 결혼하고 싶다. 히히히~
참 변한 게 없었다.
나는 이제 26살이 되었고 남구청에 아는 공익 후배들은 전부 제대했고
모르는 건물들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세워지고 계절은 꼬박꼬박 바뀌는데
매번 갈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참 변한 게 없다.
결국은 내가 처한 상황이 변하고 주변 사람들이 처한 상황이 조금씩 변한다.
아무리 그래도 여전히 그들은 내 소중한 사람임에는 변함이 없는 거 같다.
그래서 그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너무 즐겁다.
호주에서부터 알고 지낸 지숙 누나
알고 지낸지 10년이 되어가는 태양 형과 경은 누나
제대했는데도 선배라고 날 부르는 공익 후배 태연과 현주
하나밖에 없는 공익 동기 원식
중학교 친구 수진과 정숙 그 외 정대, 구영
전여친에서 승급한 사랑하는 혜연
하나밖에 없는 동생 관훈
언제나 나를 위해주는 부모님
그 외 자기 이름 빼달라고 말했던 사람들 혹은 내가 적지 않은 수 많은 사람들
모두 고마웠습니다. 즐거웠습니다. 다시 만나는 그 날까지 모두 행복하세요.
그리고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