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운명은 나를 좀더 살게 해 주었다.
그리하여 이 봄은 내 생애에 있어서,
가장 괴로운 봄인 동시에 가장 황홀한 봄이기도 했다.
Alexander Solzhenitsyn
인간이 달 위를 처음 걸었던 것은
그해 여름이었다.
그때 나는 앞길이 구만리 같은 젊은이였지만
어쩐지 아무래도 나는 미래가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위태위태한 삶을 살고 싶었다.
갈수 있는 데까지 가본다음
거기에 이르렀을 때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보고 싶었다.
나는 가장자리에서 뛰어내렸지만
마지막 순간에 뭔가가 팔을 뻗어 나를 붙잡아 주었다.
나는 그것이 사랑이었다고 믿는다.
사랑이야말로 추락을 멈출 수 있는
중력의 법칙을 부정할 만큼 강력한 단 한가지 인 것이다.
한 사람이 배를 타고 강을 건너다가
빈 배가 그의 배와 부딪치면
그가 아무리 성질이 나쁜 사람일지라도
그는 화를 내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 배는 빈 배이니까.
그러나 배 안에 사람이 있으면
그는 그 사람에게 피하라고 소리칠 것이다.
그래도 듣지 못하면 그는 다시 소리칠 것이고
마침내는 욕을 퍼붓기 시작할 것이다.
이 모든 일이
그 배 안에 누군가 있기 때문에 일어난다.
그러나 그 배가 비어 있다면
그는 소리치지 않을 것이고 화내지 않을 것이다.
세상의 강을 건너는 그대 자신의 배를
빈 배로 만들 수 있다면
아무도 그대와 맞서지 않을 것이다.
아무도 그대를 상처 입히려 하지 않을 것이다.
살다 보면 꼭 한번은 재수가 좋든지 나쁘든지 천재를 만나게 된다. 대다수 우리들은 이 천재와 경쟁하다가 상처투성이가 되든지, 아니면 자신의 길을 포기하게 된다. 그리고 평생 주눅 들어 살든지, 아니면 자신의 취미나 재능과는 상관없는 직업을 가지고 평생 못 가본 길에 대해서 동경하며 산다.
이처럼 자신의 분야에서 추월할 수 없는 천재를 만난다는 것은 끔찍하고 잔인한 일이다. 어릴 때 동네에서 그림에 대한 신동이 되고, 학교에서 만화에 대한 재능을 인정받아 만화계에 입문해서 동료들을 만났을 때, 내 재능은 도토리 키 재기라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그 중에 한두 명의 천재를 만났다. 나는 불면증에 시달릴 정도로 매일매일 날밤을 새우다시피 그림을 그리며 살았다. 내 작업실은 이층 다락방이었고 매일 두부장수 아저씨의 종소리가 들리면 남들이 잠자는 시간만큼 나는 더 살았다는 만족감으로 그제서야 쌓인 원고지를 안고 잠들곤 했다.
그러나 그 친구는 한달 내내 술만 마시고 있다가도 며칠 휘갈겨서 가져오는 원고로 내 원고를 휴지로 만들어 버렸다. 나는 타고난 재능에 대해 원망도 해보고 이를 악물고 그 친구와 경쟁도 해 봤지만 시간이 갈수록 내 상처만 커져갔다.
만화에 대한 흥미가 없어지고 작가가 된다는 생각은 점점 멀어졌다. 내게도 주눅이 들고 상처 입은 마음으로 현실과 타협해서 사회로 나가야 될 시간이 왔다. 그러나 나는 만화에 미쳐 있었다.
새 학기가 열리면 이 천재들과 싸워서 이기는 방법을 학생들에게 꼭 강의한다. 그것은 천재들과 절대로 정면승부를 하지 말라는 것이다. 천재를 만나면 먼저 보내주는 것이 상책이다. 그러면 상처 입을 필요가 없다. 작가의 길은 장거리 마라톤이지 단거리 승부가 아니다. 천재들은 항상 먼저 가기 마련이고, 먼저 가서 뒤돌아보면 세상살이가 시시한 법이고, 그리고 어느 날 신의 벽을 만나 버린다. 인간이 절대로 넘을 수 없는 신의 벽을 만나면 천재는 좌절하고 방황하고 스스로를 파괴한다. 그리고 종내는 할 일을 잃고 멈춰서 버린다.
이처럼 천재를 먼저 보내놓고 10년이든 20년이든 자신이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꾸준히 걷다 보면 어느 날 멈춰버린 그 천재를 추월해서 지나가는 자신을 보게 된다.
산다는 것은 긴긴 세월에 걸쳐 하는 장거리 승부이지 절대로 단거리 승부가 아니다. 만화를 지망하는 학생들은 그림을 잘 그리고 싶어한다. 그렇다면 매일매일 스케치북을 들고 10장의 크로키를 하면 된다. 1년이면 3500장을 그리게 되고 10년이면 3만 5000장의 포즈를 잡게 된다. 그 속에는 온갖 인간의 자세와 패션과 풍경이 있다. 한마디로 이 세상에서 그려보지 않은 것은 거의 없는 것이다. 거기에다 좋은 글도 쓰고 싶다면, 매일매일 일기를 쓰고 메모를 하면 된다.
가장 정직하게 내면 세계를 파고 들어가는 설득력과 온갖 상상의 아이디어와 줄거리를 갖게 된다. 자신만이 경험한 가장 진솔한 이야기는 모두에게 감동을 준다. 만화가 이두호 선생은 항상 “만화는 엉덩이로 그린다.”라고 후배들에게 조언한다. 이 말은 언제나 내게 감동을 준다. 평생을 작가로서 생활하려면 지치지 않는 집중력과 지구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가끔 지구력 있는 천재도 있다. 그런 천재는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축복이고 보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그런 천재들은 너무나 많은 즐거움과 혜택을 우리에게 주고 우리들의 갈 길을 제시해 준다. 나는 그런 천재들과 동시대를 산다는 것만 해도 가슴 벅차게 행복하다.
나 같은 사람은 그저 잠들기 전에 한 장의 그림만 더 그리면 된다. 해 지기 전에 딱 한 걸음만 더 걷다보면 어느 날 내 자신이 바라던 모습과 만나게 될 것이다. 그것이 정상이든, 산중턱이든 내가 원하는 것은 내가 바라던 만큼만 있으면 되는 것이다.
"나를 좋아한다고 말해. 좋아하니까
곁에 있어주면 좋겠다고 해.
더 나에게 다정하게 하라구.
그렇게 하면 네 마음에 응해 줄게…
너만을 좋아해 줄 테니까."
지금까지 본 적도 없는 강한 자세에 불손한 태도.
화가 났다.
요시모토가 축축히 젖은 눈으로 노려보니,
미카사의 눈빛은 호소하듯이 흔들리고 있었다.
"난 확실한 것을 원해.
말이든 태도든 무엇이든 좋으니까….
애매한 것에 걸 마음은 없단 말야."
둘 다 침묵에 잠겼다.
Cheese Souffle
<치즈 슈플레>
계란 흰자를 이용해서 만드는 요리.
잘 부풀어 올라야 하는데
사진에 나온 녀석은 실패작.
맛은 치즈맛?
Pissaladiere
<피사라디에어리>
앤초비(Anchovy)와 올리브(Olive)로 만드는 파이.
멸치 젓갈 맛의 앤초비와
내키지 않는 맛의 올리브과 함께하면
돈 주고는 못 먹을 파이가 완성 된다는 걸 배웠다.
참고로 외국인들은 좋아한다.
Tarte Forestiere
<타르트 포르쉐리>
양파와 버섯을 이용한 파이.
양파와 버섯 향 그리고 계란의 고소한 향이 난다.
의외로 맛이 괜찮다.
Quiche Lorraine
<퀸치 로렝>
달걀과 베이컨을 이용한 파이.
달걀의 고소한 향과 베이컨의 짭잘함이 잘 어울린다.
굉장히 맛있지만 분명히 살찐다.
Vegetable Couscous with Pine Nuts
<베지터블 꾸스꾸스 위쓰 파인 너츠>
이집트에서 출신의 요리로 조와 각종 야채를 이용한다.
조는 뜨거운 물에 컵라면 끊이듯 삶고
야채는 버터에 뽂은 다음 같이 비벼준다.
맛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