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나는 아는 사람이 없다.

from 시작/생각 2014. 11. 20. 20:06 by 케르베로스
나는 쉐프다.

보통 나는 내 직업은 알려줘도 일하는 곳은 말해주지 않는다. 기존의 경험상 일하는 곳을 말해주는 것은 득보다 실이 많았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 직업을 아는 순간 공짜로 밥이나 술을 얻어 먹을 수 있을거라 생각하는 거 같다.

8할 정도는 그 생각을 당연하다는 듯이 입 밖으로 내 뱉는 편이고 2할 정도는 실제로 행동하는 편이다.

처음에는 그런 그들에게 호의를 가졌으나 이제는 혐오스럽다.

기본적으로 나는 어딘가에 고용되어 일을 하는 사람이지 그 곳의 주인이 아니다.

그렇기에 공짜로 뭔가를 준다는 건 나의 영역 이 아니다. 이건 상식의 선에서 생각만 해봐도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상하리만큼 그네들은 당당하다.

저 누구 친구인데요. 저 누구 아는 사람인데요. 어쩌라고...

물론 그렇게 되면 오너나 헤드쉐프의 재량선에서 서비스가 나가는 건 사실이나 그건 그대로 부메랑이 되어 나에게 돌아오게 된다.

반대로 자동차 딜러 친구한테 공짜 차 한대만 이라고 내가 행동하면 어떨까?

그건 이거랑 다르지! 라고 이 글을 읽는 사람들 중에 역정을 내는 사람이 있을까? 차와 음식의 단가만 다를 뿐 상황은 똑같다.

단언컨데, 예를 든 자동차 딜러도 분명히 할말이 있을거다. 친구 좋다는 게 뭐냐 며 공짜로 무언가를 원하겠지. 옵션이라던지 아니면 휴지 쪼가리라도 이득 보려고 할 것이다.

좋고 좋은게 좋은거고 남도 아니고 아는사람끼리 잘해줄 수도 있다. 그런데 서로 정도와 예의는 지켜야 한다. 그런 것도 없으면서 아는 사람? 친구? 사돈의 팔촌?

지긋지긋하다. 씨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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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생각한다.

from 시작/생각 2014. 11. 7. 21:58 by 케르베로스
내가 얼마나 널 사랑하고 있는지 너는 알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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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의 잘못인가?

from 시작/생각 2014. 10. 15. 19:13 by 케르베로스
이 이야기는 사실 민감한 이야기이기도 해서 조심스러운게 사실이지만 이대로 시간이 지나면 내 자신조차 동화되어 버릴까봐 겁이 나 기록을 남겨야겠다고 생각했다.

두가지 사건을 이야기해보자.

1. 야한 옷차림을 하고 있던 여성 A 양이 그 모습에 음심이 생긴 남성 B에게 강간을 당했다.

2. 남성 B 군이 인터넷에서 만난 A양에게 온갖 선물을 사주다가 A 양이 잠적해버렸다. A 양은 B 군뿐만 아니라 C 군과 D 군등에게도 같은 일을 한 것으로 확인 되었다.

나는 이 두 사건은 그냥 깊게 생각 할 것도 없이 1번은 B군이 2번은 A양의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당연한 거 아니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인터넷에 어떤 글들이 존재하냐면...

1. 야한 옷차림을 하고 A 양도 문제다!
2. 병신 같이 당한 B 군이 문제다!

와... 물론 문제의 중요성과 병신력의 차이는 존재한다. 그런데 이게 가당키나 하는 말인가?

1번 같은 경우는 그래도 사람들이 이제 정상적인 반응을 많이 보인다. 정말 옳은 일이다. 그런데 2번의 경우는 남자가 병신이네 라는 글이 압도적이다.

그런데 저거 일종의 사기를 당한거다. 당신들은 당신의 형제자매나 부모님이 사기를 당했는데 면전에 대놓고 당신이 병신이네요. 라고 말할 수 있는가?

솔직히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속으로는 아오 저 병신 사기를 당하고 앉아 있네 라고 생각할 지는 몰라도 익명성에 기반하여 피해자 하나를 수많은 사람들이 둘러싼 뒤 아이고 니가 호구네요. 라고 말하는 게 가당키나 한 일인가?

도대체 얼마나 잔인해져야 만족할건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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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은 전쟁터 라는 말

from 시작/생각 2014. 10. 8. 03:28 by 케르베로스
요식업에 종사하지 않는 사람도 한번정도는 들어본 말일거고 저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도 많은 말이다.

나는 저 말이 너무 싫다.
왜냐하면 단도직입적으로 저말은 완전히 틀렸다.

한국인 특유의 경쟁의식과 삶에 대한 치열한 열정이 만들어 낸 비극적인 문장일 뿐이다.

귀국하고 한국에서 일을 하면서 이건 뭔가 아닌데? 라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다. 당연히 월급이 적다는 걸 알았고 근무시간이 많다는 것 또한 알았는데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자꾸 스멀스멀 기어 올라오는 근본적인 생각은 이건 아닌데? 였다.

결국 나는 저 말에서 깨달았다. 저런 생각이 박혀 있는 사람들이 주방에 있어서 문제구나.

예를 들어보자,
주말 저녁 피크타임 30분 전 팽팽한 긴장감이 주방에 가득 채운다. 그리고 오더가 시작되고 주방이 후끈 달아오른다. 파트별로 바빠지고 정신이 없어진다. 베테랑도 신입도 톱니바퀴가 되어 서로 일이 맞물리고 처리되어진다.

그러다 신입 하나가 실수를 하고 일이 엉킨다. 일의 순서가 어긋나고 시간계산을 다시 해야 한다. 이때 어김없이 베테랑들의 고함이 터져 나온다. 간간히 욕설이 섞이기 시작한다. 신입은 더 당황하기 시작하고 일이 더 꼬일때쯤 어느정도의 경력자들이 일의 수습에 돌입된다.

그렇게 하루가 끝난다. 내리갈굼이 시작된다. 자기일 잘하고 일을 수습한 경력자들의 기분이 상한다. 신입들은 미안한 마음과 자책감에 고개를 떨군다. 다들 말이 없어지고 그렇게 퇴근한다.

마치 전쟁 같다.


다른 예를 들어보자,

여기서도 신입 하나가 실수를 하고 일이 엉킨다. 일의 순서가 어긋나고 시간계산을 다시 해야 한다. 이때 어김없이 베테랑들의 고함이 터져 나온다. 간간히 욕설이 섞이기 시작한다. 신입은 더 당황하기 시작하고 일이 더 꼬일때쯤 어느정도의 경력자들이 일의 수습에 돌입된다.

그렇게 하루가 끝나는 순간 모두들 상기된 표정으로 수고했다고 서로를 격려하고 실수를 지적해주며 그럴때 대처법을 알려준다. 누구도 화를 내지 않으며 누구를 비난하지 않는다. 팀이기에 모두의 책임이다.

몇년 차인데 그거 하나 똑바로 못하냐 라든지 니는 애들 똑바로 안 가르치냐는 말은 나오지 않는다.

신입은 배워나간다. 경력자가 되어가고 경력자의 실수까지도 대처해주는 여유가 마음에 생겨난다. 실수 하나로는 일에 지장이 생기지 않고 견고한 팀이 되어간다.

이게 호주에서의 예이다.

우리는 팀이였고 주방은 축제의 장이였다. 끝나면 다들 즐거웠다.

쉐프가 성격이 드럽다는 건 절대 자랑이 아니다. 쉐프는 성격이 깐깐한 사람이어야지 성격이 더러운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된다.

잘잘못을 가려서 책임을 씌우면 당장의 마음은 편할지 몰라도 팀이 되진 않는다. 팀을 만들어 가는 건 어려운 일이다.

주방은 축제가 열리는 곳이지 전쟁터가 절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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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하기 힘든 세상

from 시작/생각 2014. 9. 17. 01:57 by 케르베로스

열길 물 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옛어른들의 말처럼 사람은 도통 알 수 없는 복잡한 존재이며 그렇기에 간사하기 그지 없다.

하지만 그래서 더 믿고 싶은건지 우정, 사랑, 효 같은 그럴듯한 이유를 만들어 간사하다는 사실을 망각하려고 한다.

고용주들은 고용인들의 태도(마음)에 대해 신뢰할 수 없다는 말을 한다.

고용인들은 고용주들의 태도(마음)에 대해 신뢰할 수 없다는 말을 한다.

지극히 당연한 반응이지만 흔히 갑이 세상을 움직인다고 고용주의 발언에는 항상 힘이 실려 있으며 상대적 약자(나이, 경험, 재산의 면에서) 인 고용인의 발언은 비겁한 변명으로 치부되기 쉽다.

어느 한쪽이 옳고 그른 문제가 아니다. 어차피 양쪽 다 간사한 인간이고 서로 간보고 있기에 간단하게 접근해야만 한다.

받은 만큼 돌려준다.

이렇게 쉽게 쓰이는 문장에 문제가 생기는 건 그 기준이 각자 다르기 때문이다.

이렇게 많이 주는데 뭐가 불만이냐 와 고작 이거 주면서 뭘 더 바라냐 의 간격은 절대로 채워지지 않을 문제이다.

그러니 제발 적당히 하면 좋겠다. 왜냐면 당신이 고용주든 고용인이든 확실한 건 이야기를 시작한 당신이 잘못이다.

욕심은 끝이 없고 그 욕심은 당신을 잠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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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느리다.

from 시작/생각 2014. 9. 6. 01:57 by 케르베로스


동생과의 대화에서 깊은 짜증이 났지만 언어로 표현할 수가 없었다.

생각의 속도라는 걸 종종 느끼는 데 나는 순간적인 판단이나 정리에 있어서는 꽤나 둔한 편 인 것 같 다.

어느정도의 시간이 지나고 어느정도 그 일에 대해 곱씹은 다음에야 만족스러운 결론이 나온다.

이 글 역시 6시간 정도의 시간이 지나서야 정리가 되었다.

전여친과 다시 사귀게 되었다는 이야기에 동생은 꽤나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아무래도 동생은 내 여자관계에 대해 가장 많이 알고 있는 사람으로서 전여친과의 두번의 헤어짐을 알고 있고 또한 형제로서 걱정스러운 마음에서의 반응이였을테지만 나로서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어찌되었건 내가 내린 불쾌해진 이유는

간단하게 피해자인 내가 괜찮다고 나는 피의자를 용서하며 심지어 사랑한다고 말했는데 제3자가 나는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며 사건을 자기 뜻대로 움직이려고 했다는 점이다.

물론 인간관계에서 명확한 피해자, 피의자, 제3자 를 나누는 일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며 이 일 역시 그렇게 구분 짓기에는 복잡한 이야기 일테지만 말이다.

어찌되었건 팩트는

나는 도저히 이성적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로 여친을 사랑하며

동생 역시 아끼고 사랑하지만

어떠한 이유에서든 내 삶의 흐름에 내가 아닌 타인(신이라 할 지라도)이 간섭하는 일은 심히 불쾌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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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oner

from 시작/영상 2011. 12. 7. 12:00 by 케르베로스

The Loner from fla on Vim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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닮고 싶은 배우

from 시작/생각 2011. 11. 27. 21:23 by 케르베로스

일본에서 남자가 고른 닮고 싶은 배우(외모) 라는 포스팅을 본 적이 있다. 딱히 손에 잡히는 게 없어서 나도 한 번 포스팅 해보자. 뭐 능력이나 이것저것을 제외하고 순순히 외모만으로 봤을 때 가장 먼저 떠 오르는 인물은 츠마부키 사토시.





워터 보이즈 에서 처음 봤지만 사실 흐릿했던 인상은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오늘의 사건 사고, 69 식스티 나인, 약 서른 개의 거짓말 같은 내 취향에 직격탄을 날리는 영화에 줄줄이 출연하면서 강렬하게 박혔고 "아~ 잘생겼구나." 라는 생각을 가지게 만들었다.

그나저나 진짜 저 영화들 다 참 재밌는데...

그런데 이 형님(80년생)이 외모가 사실 귀여운 스타일이라 나이 먹으면 어떻게 되려나 싶기도 하고 조금 가벼워 보이기도 해서 조금 더 생각해보니 떠오르는 사람이 바로 이 분. 아베 히로시 
 




최근 드라마 보면 참 많이 늙으 셨던데, 트릭에서 가장 처음 봤을 때는 그 뭐랄까? 엉뚱함이 진짜 재미 있었다. 키도 훨칠하게 큰 사람이 어찌나 재밌든지... 뭐 젊을 때도 어디 빠지지는 않았을 거 같긴 한데 위에 두 사진 딱 보면 캬아~ 그냥 참 잘 생기셨다.

아무튼 결론은 나도 늙으면 아베 히로시 처럼 보이면 좋겠지만... 나는 저 분이랑은 틀 자체가 너무 다르니까... 다음 생에라도 저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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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려 담담하다.

from 시작/생각 2011. 8. 4. 00:01 by 케르베로스


좌절하고 주위 사람들에게 위로 받고 다시 좌절하기를 몇 번 이제는 되려 담담하다. 

완전히 좌절 해서 그럴수도 있겠지만 어찌보면 속을 다 털어내고 나니 몸이 가벼워진 까닭도 있을 것이다. 무슨 헛소리인가 할 수도 있지만 그냥 해탈의 느낌이랄까? 언제 사는 게 만만했던 적이 있나...

다만 막 랭귀지 학원을 마쳤을 때의 그 뭐랄까? 오랜만에 만난 친구가 너 호주로 가기 전하고 지금하고 완전히 다르다. 그때는 무지 암울해보이더니 지금은 훨씬 보기 좋네. 라는 말이 떠오른다.

맑음(자퇴) -> 흐림(수능) -> 맑음(유학) -> 흐림(졸업) -> 폭우(백수) -> 비그침(현재) 정도의 상태랄까?

이런 상태로 한국에 들어가도 그리 좋은 소리는 못 듣겠지만 다만 이제는 나이를 먹어서 흐려도 맑은 척 할 수 있는 정도는 되서 괜찮겠지 라고 스스로 위로하고 있다.

이래저래 앞으로의 계획을 짜보자면 일단 내일 졸업식을 참석하고 잡브로커의 일처리 속도를 봐서는 한국으로 돌아갔다가 워킹 비자를 받아서 온 다음 경력 혹은 경험을 쌓는 쪽에 집중을 하고 싶은데 역시 가장 큰 걱정은 부모님이다. 아무래도 나나 동생이나 유학을 3년 가까이 시켰주셨고 거기에 들어간 돈도 돈이며 한국에서 쉐프의 미래를 생각하면 어떻게든 내가 영주권을 땃으면 할텐데...

아 힘들구나.

나는 나름대로 열심히 산다고 살았는데 부모님 눈에는 그냥 아직 어린애에다가 세상물정 모르는 철부지에 노력이라고는 쥐뿔도 안하는 것  처럼 보이겠지. 뭐 이런 말을 부모님한테 해봤자 안 그렇다고 하겠지만 나도 부모님이랑 산지가 벌써 20년이 넘었는데 그걸 믿을리가 있나.

어차피 몇 년 지나면 그때의 너한테 실망했다라던지 과거의 모든 것들을 끄집어내서 난도질 당할 게 뻔한텐데... 에휴, 뭔가 차분해진 마음을 정리하려고 글을 적었는데 다시 혼란스럽네. 일찍 자자.

내일이 졸업식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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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렇지 않아.

from 시작/생각 2011. 7. 26. 00:02 by 케르베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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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에서 일어나면 나는 멍하니 창 밖을 보다가 속으로 말한다.
괜찮아. 별일 없어. 난 아무렇지 않아.
나는 나에게 최면을 걸 듯 계속 나에게 말을 건다.
 
오늘 시티에 나갔다가 회덮밥을 먹었다.
좋아하는 일식집이라 맛있을 줄 알았는데 짜증이 나도록 맛이 없었다.
그렇게 맛이 없는 회덮밥은 처음 이었지만 꾸억꾸억 입 안으로 넣고 있자니
갑자기 내가 너무 안 쓰러워서... 모르겠다, 그냥 막 불쌍해서 슬펐다.

밤이 깊었고 집이랑 통화하고 한국에 있는 아는 형이랑 통화하고 나서
다시 슬퍼졌고 결국 펑펑 울었다. 야밤에 다 큰 청년이 숨죽여서 끅끅 거리며
우는 게 또 너무 안 쓰러워서 더 울었다.
한참을 우는데 힘이 하나도 없었다. 근데 또 헛구역질이 나왔다.

집에서 보내주는 약을 꼬박꼬박 먹는데
요즘은 헛구역질이 더 심해져서 걷다가도 전화하다가도 자다가도 그런다.

모르겠는데 막 내 전부가 불쌍해서 울고 또 울고 계속 울었다.

어떤 형이랑 통화를 하다보면 그 형은 내가 무지 생각 없이 사는 줄 안다.
그래서 무슨 말만 하면 다 내가 못나서 그런 것처럼 말을 한다.
제가 뭐 그렇죠 라며 하하 웃고 넘어가지만 나는 그게 사실일까봐 겁난다.

사는 게 이렇게 지치고 힘든 게 다 내가 못나서 그런가 싶어서...

속으로 삼키지 못하고 결국 이렇게 활자로 토해내는 것도 내가 약해빠져서
강인하지 못해서 남들은 다 꿋꿋하게 사는 데 나혼자만 이 지랄인가봐 너무 겁난다.

내가 못나고 약해빠진 게 겁나는 게 아니라
그게 겁나면 왜  네 가치를 증명하지 못하냐는 말이 겁난다.

노력하라고, 더 대단해지라고...

적다보니 난 진짜 나약하구나. 또 이런 내가 안 쓰럽다.
다들 힘들어도 노력하며 사는 데 나도 그렇게 노력하며 살면 되는데
왜 나는 그게 이렇게 힘든지 모르겠다.
그래, 그래. 다 내가 못나서 그렇지.
그래도 위로해달라고 다 포기하고 싶다고 말 안 하잖아.

그러니까 오늘은 그냥 울어야겠다. 나라도 날 위로해줘야지.
내일 아침에는 아무렇지 않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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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라 뭐야 무서워

from 시작/생각 2011. 7. 16. 21:01 by 케르베로스

사건의 시작은 정말로 평범한 아침의 어느 날.


열심히 빨래를 하고 전화가 와서 이메일을 확인해야 할 일이 생겼다. 그래서 노트북의 전원을 키고 잠깐 멍하니 화면을 바라보다가 액정에 금이 간 걸 발견!



그때의 놀라움을 짤방으로 대신하고... 도대체 왜 금이 갔는지는 모르겠지만 다음날 수리센터에 들고 가니 수리비로 $600 을 달라고 함. 싱가포르에서 부품을 수입해와야 한다나? 그래서 아니 새제품 사는 데는 얼만데요? 라고 물으니 $900 이라고 답함.
 


와~ 그냥 돈 모아서 새거 사는 게 낫겠네요. 라며 나와서 그날 밤에 또 이메일 확인할 게 있어서 멍하니 화면을 보고 있는데 스스로 금이 가기 시작. 상황은 더 약화되서 처음에 금은 금만 갔을뿐 화면의 색구현에는 문제가 없었는데 2차적으로 간 금은 금간 주위가 파랗게 변해버림.

 
애초에 무서워서 컴터 전원을 꺼버리고 가만히 냅둬도 화면의 금이 조금씩 커지고 있는 상황을 바라보는 표정을 짤방으로 대신하며... 참고로 정식 서비스 센터가 아닌 개인 수리점에 가니 15.5 인치 액정은 소니 자체에서 만든 걸 써야 해요. 그래서 저희는 수리가 불가능 합니다. 라는 이야기를 들음.
 
아~ 씹라! 젠장.. 돈도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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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했습니다.

from 시작/생각 2011. 6. 30. 00:52 by 케르베로스

사진은 검은 고양이 쉐프 뷔노 라는 장난감 인데 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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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밀히 졸업하려면 한달 정도 후에 있을 졸업식 파티에 참석해야겠지만 그건 말 그대로 졸업장 수여하고 파티 여는 거고 실질적인 수업과정은 이번주 화요일에 모두 끝났다.(8주차, 9주차 과제 + 시험 + 발표 가 겹쳐서 졸업 못하는 줄 알았음.)

이로써 2008년 5월에 호주에 와서 2011년 6월까지 3년 간의 유학생활은 끝났다. 졸업과 동시에 백수테크라니...

벌써 3년. 진짜 영어 쥐뿔만큼 못해서 어버버 거리며 시드니 바닥에 떨어져서 동생을 시티에서 만난 게 어제 같은데 시간 참 빠르다.

어찌되었건 이걸로 쉐프 자격증과 매니저 자격증이 생긴건데 앞으로의 일을 생각하면 그것도 속 편안히 있지는 못하겠음. 우선 RSMS 비자를 따려고 생각중인데 마음 먹은대로 안되면 워킹 비자 받아서 1년간 호주 생활을 영위한 다음 다시 RSMS 비자를 할 거 같음.

어찌되었건 8월 31일까지 비자는 남아 있으니 조금씩 쉬면서 정리도 하고 나도 관리 좀 하고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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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6월 첫째주 잡담

from 시작/생각 2011. 6. 2. 19:42 by 케르베로스



1.
블로그 질을 하고 싶어도 짜증나서 못하겠다.

나는 오페라를 가장 사랑하며, 파이어 폭스를 메인으로 쓰며 익스플로러와 크롬을 서브로 쓰는데 망할 다음계열 사이트만 가면 모든 브라우저가 날리를 친다.

우선 메인으로 쓰는 파이어폭스에서는 텍스트로만 블로그가 떠서 뭔가 다 깨져서 나온다. 익스플로러도 파폭과 거의 같으며 크롬에서는 다 잘 되는데 짤방들이 엑박으로 나오고 오페라는 애초에 블로그를 띄우질 못한다. 


그래서 일단 크롬으로 글을 남기고 있는데(최소한 크롬은 이미지 버튼들은 뜨니까...) 왜 이미지가 안 뜨는거지?

2.
휴먼 리소스 매니지먼트 교수가 저번 텀의 비지니스 로우를 가르쳤던 선생인데 씨발 아우 진짜 망할년이다.

도대체 뭐 채점의 기준이 없어. 발표 1시간 전에 프레젠테이션 기준을 바꾸고(15분 프레젠테이션이 30분 짜리로 급변경 됨.) 발표했던 내용을 발표 안했다고 우기다가 우리가 컴플레인 하니까 자기 마음에 안 들었으니까 다시 하라고 말 바꾸고...

이 여자가 생리하나 진짜...

길게 말하고 싶지는 않고 최소한 앞으로 3년간 이 여자만큼 나를 빡치게 만들 수 있는 여자는 없을 거라고 장담할 수 있음. 이 년 때문에 졸업 못하면 진짜 학교에 화염병 던질 거임.

3.
졸업이 5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급격한 우울증이 다시 학교에 돌고 있음. 문제는 한텀 끝날 때 오는 과제와 시험의 압박에서 오는 우줄증이 아니라 졸업이라는 그리고 취직이라는 앞으로의 행보와 관련된 일이다 보니 다들 힘들어 보임.

뭐 나도 그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하겠고 졸업하고 나면 어떻게 해야 하나 막막함. 한국으로 돌아가자니 쉐프들 최소 임금 보면 걱정, 사업하자니 돈 없지, 여기서 뭐 해보자니 그것도 쉽지 않지. 아마도 이번 달 말에는 장담하건데 겁나 날카로워 있을 게 분명함.

참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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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귀찮다. (+추가)

from 시작/생각 2011. 5. 13. 14:53 by 케르베로스



다음 주면 개학이고 해서 방학동안 어떻게 지냈나 블로깅 하려고 사진 편집까지 한 다음 급 귀찮아졌다. 점심이나 먹고 공부나 하다가 낮잠 한 2시간 자고 저녁 운동 갔다가 저녁 먹고 공부 하다가 자야지.


아 귀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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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블로그에 소홀하게 사실이다.

사실 입만 열면 죽을 소리를 해대는 통에 블로그 뿐만 아니라 현실에서도 그냥 말을 안 한다. 네거티브한 이미지라는 게 쌓이기 시작하면 포지티브한 면보다 고착화가 쉽게 되기에 그냥 얌전히 살아야지 하는 것이다.

그런데 너무 방치하는 것도 아니다 싶으니 오늘은 한 번 다 토해보자.

1.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인지 요즘 것들은 왜케 생각이 없냐?

인터넷도 현실도 가끔 만나는 어린 것들의 개념이 빛의 속도로 안드로메다로 날아가버린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미칠 것만 같다. 그걸 자랑인 것 마냥 주절주절 거리는 거 보면 한국이 안 망하는 게 신기하구나 싶다.

그런데 더 무서운 건 나이가 좀 찬 인간들도 점점 미쳐가는지 헛소리를 한다는 것이다. 나이 서른이면 이립이라고 한다. 이제 3년 뒤면 서른인 내가 다 부끄럽다. 제발 똥 좀 싸지 마라. 윗물이 이꼬라지라서 어린 것들한테 뭐라하기도 부끄럽다. 대학물을 먹었으면 제발 배운 티를 내라.

평소에 행실이 조금 가볍고 방정맞는 건 괜찮다. 최소한 큰 일 앞에서는 좀 진지해지란 말이다. 어른이 되가지고 진지하지 못하고 그런건 유치하니 뭐니 니가 피터팬이야? 진지=유치야? 어휴 망할것들 나이를 엉덩이로 쳐 먹었나.

그리고 어린 것들은 클럽을 좀 끊고 삶에 대해서 진지해져라. 부모 잘 만나거나 재능이 확실한 몇을 제외하고 대부분은 니들이 꿈꾸는 그런 미래는 없다. 사는 건 존나 치열한 거야. 내가 3년간 느낀건 진짜 하루하루가 전쟁이다. 정말로.

그리고 20대 초반인 새끼들이 왜 차가 필요한데? 부모 등골 빼먹고 언제까지 살려고 그래. 매주 금요일 클럽가서 돈 써놓고 돈 없다는 소리는 왜 하냐... 난 도저히 그게 이해가 안 되. 나 겨울 옷은 점퍼와 코트 딱 2벌인데 그래도 잘 산다. 옷장 가득 옷인데 뭔 입을 옷이 없어. 신발이라고는 구두 한 켤레랑 컨버스 스니커즈 한 켤레가 전부인데 잘 산다. 뭔 신을 신발이 없어. 어휴 미친 것들...

나도 참 형편없는 인간이지만 그래도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잖아. 진지하게 노력해서 안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거지만 이건 진지하지도 않고 노력도 안 하고 대충 살아놓고 사회가 어쩌고 정치가 어쩌고... 불만들은 참 많아요. 느그같은 것들 편하게 살라고 세상이 돌아가진 않는다.

-

2.
소고기가 먹고 싶다. 와규 꽃등심.

그런데 너무 비싸다. 6시간 일해야 꽃등심 400g 정도 사 먹을 수 있는데... 애초에 고기 맛을 몰랐으면 좋았을 텐데 싶다. 장보러 나갈때마다 손이 부들부들 떨린다. 부모님이 뼈빠지게 고생해서 번 돈을 부쳐주시며 맛난 거 사 먹으라고 $100 더 보내셨는데 그냥 세이빙 해놓고 중요할 때 써야 겠다.

한국 돈으로 10만원이면 우리 아빠 이거 버느라 얼마나 고생하셨을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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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호주 날씨가 좀 미쳤는지 5월인데 추워 뒈지겠다.

주변에 다 감기 걸려 있으니 나라고 별 수 있나. 호주 처음 온게 5월 7일 수요일인데 이정도는 아니었는데 이제 이 나라도 따뜻한 동네라고 하기는 무리가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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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외롭다.

조금 무리해서라도 올해 한국을 갔다 왔으면 좋았을까 싶다. 뭐 그런데 한편으로는 전여친이랑 만났다고 해도 별로 달라지는 건 없겠지. 호주 처음 올때는 3년만 고생하고 졸업하면 끝이라고 생각했는데 점점 길어진다.

생활의 안정화가 쉽게 찾아오질 않는다. 고정적인 수입과 안정적인 생활 컨디션이 충족되지 않다보니 연애에 대해서 굉장히 부정적이게 된다. 내가 좋아하는 건 좋아하는 거고 현실은 현실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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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빨래 개고 공부나 해야지.

죽는 게 사는 것보다 힘든 게 그나마 다행이다. 지옥이고 천당이고 죽으면 아무것도 없다는 내 사후세계론이 참 고맙다. 만약에 사후세계가 있다고 믿었다면 현실에서 깽판 지기고 지옥 가서 깽판 지기고 될대로 되라는 식으로 살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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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4월 3주차 잡담

from 시작/생각 2011. 4. 10. 22:30 by 케르베로스

블랙베리를 쓰다가 폰을 교환하고 교환해서 현재 쓰는 폰은 소니 엑스페리아 X10.


한세대 전 모델이기도 하고 뭐 이래저래 업데이트 문제로 욕을 좀 먹는 모양인데 솔직히 스마트폰이니 뭐니해도 하루에 꼭 필요해서 실행시키는 어플은 열 손가락에 꼽는 편인지라 통화랑 문자만 잘 되면 좋겠다.


확실히 나이를 먹어가는 모양인지 폰은 배터리 길고 통화 잘 되면 모든 게 용서가 되는 것 같다.


어찌되었건 중고로 돌고돌아 여기까지 온 거 올해 8월까지만 버티면 비자 연장하고 새 폰을 공짜로 구할 수 있으니 버티자. 뭐 다음 폰은 소니 엑스페리아 아크로 해야겠다. 역시 난 소니가 좋다.




최근에 우리 결혼했어요 의 용서커플이 하차했는데 덕분에 딱히 볼 게 없다.


저 두 커플이 참 달달해서 볼 때마다 아~ 나도 저러고 싶다. 라며 피눈물 흘리긴 했지만... 용화한테 배울 것도 많고 서현은 볼 때마다 전여친님이랑 묘하게 겹쳐서(같이 사는 쉐어메이트는 니가 미쳐서 그렇다고 했다. 하긴 최근에 내가 거의 모든 여자가 전여친이랑 겹친다며 무한드립을 쳤으니 쉐어메이트가 그러는 것도 이해가 간다.) 이래저래 재미 있었다.


그런데 조금 짜증 나는 게 저것들 둘 다 나보다 한참 어리잖아. 그런데 진짜 행복해보여. 아놔~ 다 부셔버리고 싶다 진짜... 라고 하면 추하니까 나도 언젠가는 저렇게 행복해지자.




얼마 전부터 술을 조금씩 마시는 데 큰 일이다.

일 끝나고 집에 와서 샤워하고 자기 전에 한 캔 마시며 인터넷 하다가 잠 드는데 애초에 주량이 개미 눈물만큼 적은 데다가 술을 퍼부듯 마시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진토닉 한 잔 딱 걸치면 적당히 취기도 올라서 좋다.
요즘 세일 기간이라 가격도 저렴하고 2006년, 남자가 가장 많이 마신 칵테일이 진토닉이라니 뭐 맛정도는 알아두는 것도 좋을 테고 말이다.

그냥 쓸쓸하다. 그러다보니 잡생각이 많아지고... 아! 최근에 취직했는데 일자리가 정말 괜찮다. 그리 힘들지 않으며 보수는 많은 편이고 배울 것도 많고... 뭐 열심히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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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하는가?

from 시작/생각 2011. 3. 27. 16:09 by 케르베로스


아주 어렸을 때 가족여행으로 해인사로 놀러갔던 적이 있다.


거기서 만난 스님은 지나가는 수많은 방문객 사이에서 내 손을 붙잡고 "왜 공부를 하느냐?" 라고 물었고 나는 당시 "훌륭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요." 라고 답했었다. 하지만 스님은 "모르는 걸 알기 위해서 하는 거란다." 라는 말을 하고 나를 놓아주었고 나는 그런가보다 라고 생각하며 얼른 부모님의 뒤를 쫒아 갔었다.


문득 장을 보고 돌아오는 길에 그때 일이 생각났고 "왜 공부를 하는가?"는 질문에 나는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 입니다." 라고 답해야 하지 않았을까 싶었다. 왜 그런 답이 떠 올랐냐면 사람답게 사는데 가장 필요한 건 돈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사람답게 살기 위해 돈을 벌고 돈을 벌기 위해 무언가를 한다.


그럼 왜 하는가?


왜 일어나고, 운동을 하고, 샤워을 하고, 밥을 먹고, 공부를 하고, 사람을 만나고, 돈을 벌고, 고민을 하고, 무언가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은 왜 사는가? 와 연관되기도 하는 것 같지만 인간 답게 살기 위해서라는 답은 질문에 대한 답이라고 하기에는 완벽해 보이지도 않을 뿐더러 아마 평생을 의문해도 답하기 힘들 거 같다.


흔히들 이야기 하는 그 도를 아십니까? 라는 도, 즉 길이라는 건 끊임없이 무언가를 해 나가는 거라고 한다. 무도는 끊임없이 무에 대해서 생각하고 수련을 하는 것이며 선도는 선함에 대해서 생각하고 선한 일을 하는 것이며, 이러한 것들 함으로 인해 그 길을 걸어 나간다는 것이다.


태어나서 아둥바둥 거리다가 기어다니고 걷고 달리기 시작하면서 사람은 각자의 도 를 완성해 나가기 시작하고 그게 인생이라고 한다. 누군가는 남들보다 빠르게 그 길을 개척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느리지만 주변을 천천히 감상하면서 걷기도 한다는 것이다.


최근에 생각하는 것들이 이리저리 섞여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건지 애매해지기는 했지만 어찌되었건 나는 지금보다 조금 더 인간다운 대접을 받으며 인간답다고 느끼며 살기 위해 발버둥 치고 힘들어 하고 고민해가며 때로는 너무 지쳐 모든 걸 포기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때로는 너무 큰 보람에 인생은 아름답다며 끊임없이 무언가를 계속해서 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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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요리사, Jamie Oliver

from 시작/영상 2011. 3. 8. 18:21 by 케르베로스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모르는 제이미 올리버.

내가 가장 존경하고 내 인생의 롤모델인 이 사람은 엄밀히 말해 어느 순간부터 쉐프라고 부르기가 애매해졌다. 그는 여전히 요리에 열정적이며 여전히 요리에 관한 일을 하고 있지만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쉐프의 이미지는 아니다.

하지만 나에게 있어 그는 여전히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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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레이아웃 디자이너, Jacek Utko

from 시작/영상 2011. 2. 14. 14:06 by 케르베로스

유학을 결심하고 가장 큰 수확은 이런 영어 강좌를 부담없이 들을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것보다 세상을 보는 시야가 넓어졌다는 점이 더 큰 장점이겠지만... 어찌되었건 이 사람 참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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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곳에서 나가야 겠어.

from 시작/생각 2011. 2. 5. 13:10 by 케르베로스


예측 최고 온도 33도를 훨씬 웃도는 41도의 날씨. 제목은 하프 라이프의 박사님 처럼 읽으면 된다.

비록 오후 2시 30분의 온도라지만 일주일 내내 40도를 넘는 날씨 덕분에 아주 제대로 미칠 것 같다. 밤에 잠도 제대로 못자는데 학교는 나가야 하고 일자리도 구해야 한다. 게다가 학원도 다녀야 하고 말이다. 뜨거운 바람 덕분에 숨이 턱턱 막히는 데 말이다.

참고로 한국의 최고 온도는 반백년 전에 대구에서 40도 찍은 게 최고더라. 그러니까 한국이 더 덥니 뭐니 하면서 내 고통을 깍아내리고 당신의 위엄을 높일 생각은 하지 마라. 꼭 보면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어린 새끼들이 에어컨 바람에 시원하게 아이스크림 이나 먹다가 싸가지 없게 한마디씩 찍찍 내 뱉더라.

그나저나 기상청은 뭐하길래 온도 예측 저따위로 밖에 못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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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세상

from 시작/생각 2011. 1. 18. 17:49 by 케르베로스


전화 한통에 잠을 깨서 샤워를 했다.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다가 어제 밤 늦게 비가 내리더니 추웠는지 샤워를 끝내고 나니 어질어질한게 몸상태가 썩 좋지 못했다. 체력이 고작 날씨 하나에 왔다갔다 하는 꼴이 우스워 억지로 시티에 나가기로 결심했다.

아무것도 먹지 못해서 배가 고팠지만 딱히 뭔가를 먹고 싶지도 않았고 배가 부르면 나태해지는 성격탓에 그대로 몇군데를 옮겨다니며 이것저것 정보를 모았다. 딱히 포지티브한 정보는 없었다. 네거티브 하거나 임파시블한 일들이 나열되고 결론은 자기들한테 유리한 길로 가는 게 어떻겠냐는 지극히 자기중심적인 정보제공이었다.

결국 이도저도 아닌 애매한 정보를 획득하고 조금은 가라앉은 기분을 바꿔보자 자주가는 카페에 갔지만 너무 시끄러워서 한국과 통화하기가 힘들었고(또한 옆에 앉아 있던 늙은 손님이 굉장히 이기적이었다.) 결국 급하게 아이스 롱 블랙을 마시고 다시 밖으로 나와 골목을 돌아나와 통화를 마쳤다.

몇 통의 전화를 더하고 예약을 하고 다시 다른 몇몇 곳을 찾아갔지만 몇 시간 전에 획득한 정보와 대동소이했다.

이런 일련의 일들을 마치고 나니 오후 5시 30분이 넘은 시간, 하루종일 먹은 거라고는 아이스 롱 블랙, 설탕 2 스푼이 전부였지만 헛구역질이 나려고 했다. 결국 저녁은 먹지 않기로 결심하고 집으로 돌아와 가만히 오늘 하루를 돌아보니 지옥이 따로 없다.

집에 전화할 때는 밝고 긍정적으로 대화했지만 사실 답답하다.

그렇다고 어둡고 부정적으로 있다가는 한발짝도 앞으로 나갈 수 없다는 사실을 내가 더 잘 알기에 막연한 두려움 불안감에 또 한발을 걸쳐놓고 나는 할 수 있다고 억지로 고함을 치고 해보자고 거짓 용기를 낸다.

이런 세상에는 아무도 초대하지 못하겠다. 허세니 자의식과잉이니 상황에 대한 과민반응이니 성격이 부정적이니 너보다 힘든 사람이 더 많다든지 등으로 나를 욕하더라도 상관 없지만(그게 사실일지도 모르니까) 그냥 힘들어서 힘들다고 말하는 것 뿐이다. 그걸 좀 길게 헛소리와 함께 적은 것 뿐이다. 사실 이렇게 글을 쓰는 게 나는 굉장히 좋다. 나는 활자로 말하는 게 좋아서 이러는 것 뿐이다.

어찌 되었건 지금보다 조금이라도 더 나아져야 내 세상에 내가 아닌 그 누구라도 초대해서 나 요즘 이렇게 살아, 인생 살만하지 하하하~ 라며 웃을텐데 아직은 그렇게 하지 못하겠다. 시간 돈 현실 삼박자가 삐걱거리는데 쓴웃음이라면 모를까 마음씨 좋은 아저씨마냥 허허 거리지는 못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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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라, 이것들아! (+추가)

from 시작/생각 2011. 1. 7. 15:43 by 케르베로스


며칠동안의 상황을 봐서는 아주 개판 고양이판 절로 어깨춤이 나올 것만 같다.

별일이 있는 건 아니고 새해부터 퇴근하고 기분전환 겸 음반매장을 자주 들리곤 하는데 사실 요즘 날 지탱해주는 건 좋은 음악이 거의 전부이고 게다가 이 나라는 음반 가격이 이상하리만큼 싸다. 라고 해야 하나?

그것보다 가격이 금방 다운 된다. 발매되고 한달도 채 안 되서 $24.99 짜리 음반이 $9.99 로 다운된 다음 일주일만에 $5.99 하는 걸 보고 있으면 가수들은 뭐 먹고 살지? CD 가격이랑 유통비는 빠지나? 내가 되려 걱정하게 된다.

아무튼 그렇게 음반매장을 들리다가 아주 우연히 매장 전체에 흘러나오는 음악 한곡에 매료 되어 지나가는 스태프를 붙잡고 지금 흐르는 곡에 대해서 물어보기에 이르렀다. 그 스태프는 너무나도 쉽게 가수와 앨범을 찾아주었고 나는 역시 이런데서 일하다보니 음악에 대해서는 잘아나보다 라고 생각했는데...

뭔가 이상했다.

아무리 들어도 흐르고 있는 음악의 장르가 헤비메탈 일리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다른 스태프를 붙잡고 다시 물어보자 이번에도 쿨하게 힙합 코너로 데려가더니 앨범 하나를 집어 주었다.

원치 않게 몇 개의 앨범을 추천(?) 받은 나는 하나도 구입하지 않고 집에 와서 인터넷의 힘을 빌려 추천 받은 앨범들을 전부 들어보았고 전부 틀리다는 걸 깨달았다.

그렇게 수요일, 목요일, 금요일 3일 연속 같은 시간에 매장에 찾아가서 지금 흐르는 곡 가르쳐줘! 라고 해도 오늘까지 3일 연속 다 아니다.

휴우... 정말 좋은 음악인데 도대체 누구 음악일까?



(+추가)


드디어 알아냈다. Bag Raiders 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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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뭐 병신도 아니고...

from 시작/생각 2011. 1. 4. 19:41 by 케르베로스


2011년 첫 포스팅은 밝고 경쾌하게 한번 해보자. 어차피 타고난 성격상 앞으로 1년간 칙칙하고 가라앉은 이야기가 거의 대부분 일테니 말이다.

솔직히 난 안경 거유 쿨시크 한 여자가 좋다! 하하~

와~ 진짜 새해 첫 포스팅을 이렇게 밝고 경쾌하고 병신같이 시작할 거라고 전혀 생각 못했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부끄럽다. 이 기세를 몰아 2011년은 조금 더 나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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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메리 크리스마스 입니다! 두번째

from 시작/생각 2010. 12. 25. 15:00 by 케르베로스



벌써 2010년 이네요.

네, 일 시작하고 방문객 수가 급격하게 하락해버린 망한 블로그지만 

여러분 메리크리스마스 입니다.

모두들 몸 건강히 즐거운 크리스마스 보내시고

올해는 쉬지 못하고 전 이만 일하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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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일년

from 시작/생각 2010. 12. 20. 19:20 by 케르베로스


홀로 서 있는 것 처럼 보이지만 사실 아직 주위에 나를 지탱해주는 것들이 많이 있다. 하지만 그것들은 때때로 내 양 어깨를 짓누른다.
벌써 일년이 지났다. 새하얀 입김을 만들며 일년 만에 돌아갔던 한국 그리고 또 다시 일년이 지났다. 그 일년간 뭘했나 돌아봐도 별로 떠 오르는 건 없고 얼만큼 앞으로 나아갔나 다시 돌아봐도 난 여전히 제자리인것만 같다.

이제 이 곳에 남아 있는 사람보다 떠난 사람들이 더 많아져버린 그래서 사람을 만나도 또 언제 헤어져야 할지 모른다는 불안감, 그래서 결국 겉돌다가 마는 겁쟁이인 나는 더 안으로 파고드는 것 같다.

다시 보고 싶은, 만나고 싶은, 이야기하고 사람들이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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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가 어때서?

from 시작/생각 2010. 12. 11. 20:53 by 케르베로스

꿈 속의 나는 아주 작은 연못의 앞에 서 있었다. 그리고 연못의 중앙에는 개구리 왕국이 존재하고 있었다. 그곳에서의 나는 불현듯 나타난 인간 이었다. 하지만 곧 개구리들과 친해진 나는 신나게 놀기 시작했다.

애초에 말이 되지 않는 공간에 있다보니 현실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그 곳에서 이질감 하나 느끼지 못하던 나는 다른 초록색 개구리와 달리 수많은 파스텔 빛의 개구리를 만나서 사랑에 빠졌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인간이고 그녀는 개구리라는 사실을 자각한 나는 결국 개구리가 어때서? 라며 잠에서 깨어났고 잠에서 깬 나는 어이 없는 웃음을 지으며 생각했다.

내가 미쳐가나보다 라고... 사실 그날 개구리랑 닮은 여자사진을 봐서 그런 꿈을 꾼 모양이다. 어찌되었건 일이 끝나고 나면 며칠 푹 쉬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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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하는 것들에 대한 변하지 않는

from 시작/생각 2010. 11. 26. 19:11 by 케르베로스


외국 카페의 장점은 인터넷이 가능하고 커피 한 잔 시켜놓고 몇 시간을 있어도 전혀 눈치 보이지 않는 다는 것이다.

덕분에 공부하러 혹은 시간을 때우러 답답하고 자료 찾기도 힘든 도서관보다 카페를 자주 찾게 되는데 문제는 시티의 카페는 비싼 땅 값만큼 테이블들이 오밀조밀하게 배치 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런 타인과의 물리적인 가까움이 불편한 나는 결국 손님이 없는 즉, 망하기 좋은 카페를 발견하게 되고 그 곳의 단골이 된다는 점에 있다.

일을 마치고 나면 학원이 시작하기 까지 2시간 가량 여유가 있는 나는 카페를 찾아 단골이라는 이유로 공짜나 다름 없는 커피 한 잔을 시켜놓고 몇 시간이나 죽치고 공부를 하는데 안 그래도 장사가 안 되는 카페 입장에서는 참 좋지 못한 손님일 것이다.

어찌 되었건 그렇게 얼마동안 이용하던 카페가 그동안 고마웠다는 말과 함께 문을 닫아 버리고 기분이 착잡해졌다.

어차피 세상 모든 게 변하기 마련 이겠지만 그동안 나름 편하게 지냈던 곳이 사라진다는 건 확실히 좋은 기분일 수는 없다. 당장 새로운 카페를 찾아야 한다는 걱정도 있지만 내가 남긴 어떠한 흔적 자체를 고스란히 잃는다는 건 참 사람을 외롭게 한다.

지금 일하고 있는 곳의 상황도 비슷하다. 각자의 사정으로 모두가 떠나버리고 이제는 처음의 내 모습을 기억하는 사람 하나 없는 곳에서 홀로 남은 나는 옛추억에 잠겼다가 이내 씁쓸해진 기분으로 쓴 웃음을 짓고 이제는 돌아오지 않을, 아무도 이야기 하지 않는 오래된 기억을 떠 올린다.

나 또한 나만의 사정으로 정든 곳을 떠나야 할 테고 언젠가 나의 기억은 아름답게 꾸며져 좋았던 시간, 좋았던 사람들로 기억된 채 전혀 관계없는 사람들에게 이야기 하게 되겠지만 결국 그건 변하는 것들에 대한 변하지 않는 것의 마지막 배려 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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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from 시작/생각 2010. 9. 23. 21:45 by 케르베로스


사실 어제가 추석 이었다.
무겁고 검은 구름이 전날 부터 하늘을 가득 채우고 있어서 결국 달은 보지 못했다.

매년 새해가 되면 소원을 빌고 추석이 되면 소원을 빌고 일년에 2번은 꼬박꼬박 소원을 비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참 이루어지기가 힘든 게 세상 모든 사람들 소원을 다 들어주면 악역은 누가 맡아야 하며 피해자는 누가 되야 하겠는가... 그러니 신은 어디서 뭐하냐!

어찌 되었건 호주 바닥에 있다보니 명절 분위기는 느껴지지 않고 우연히 보게 되는 연휴니 교통정체니 뭐 그런 단어들이 이제는 영 어색해서 우습다.

최근 며칠간 좀 파랗게 가라앉아 있었는데 사실 여전히 한쪽 발은 아직 담그고 있는 중이라 언제 다시 우울해질지 모르겠다. 사는 건 변함 없는 데 어찌 된 게 걱정만 늘고 답은 없고...

나는 호주로 오면서 새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과거를 잊으려고 하는데 나의 사랑하는 어머니는 그게 불가능한 모양인지 파랗게 가라앉아 있는 나한테 자꾸 과거의 나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과거의 내가 한 선택들을 책망한다. 돌이킬 수 없는 것들에 대해서 오고 갈 때 마다 결국 새로운 시작은 불가능하다는 걸 뼈 속 깊이 느낀다.

아마 내가 늙어(혹은 그 전에) 죽을 때 까지 아니 죽고 나서도 내가 잊고 싶고 버리고 싶던 것들은 끝까지 나를 따라다니겠지.

추석이 하루 지난 오늘, 달은 구름을 벗어났는데 나는 아직도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서성거리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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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에 대한 의문

from 시작/생각 2010. 9. 5. 14:31 by 케르베로스
출처: http://kalnaf.egloos.com/2843484


"Is God willing to prevent evil, but not able?
Then he is not omnipotent.
Is he able, but not willing?
Then he is malevolent.
Is he both able and willing?
Then whence cometh evil?
Is he neither able nor willing?
Then why call him God?"

" 신은 악을 없애려 하나, 그것을 행하지 못한다?
그렇다면 그는 전능하지 않다.
그렇다면, 가능한데 행하지 않는 것인가?
그렇다면 그는 악하다.
그럴 능력도 있고 의지도 있다면?
그렇다면 악은 어디서 온단 말인가?
능력도 없고 그럴 의지도 없다?
그런 존재라면 그를 뭐하러 신이라 부르는가?"

-EPICURUS (기원전 3세기 경)

에피쿠로스라고는 한 줄 읽어본 적도 없는 네티즌들이 그냥 마구잡이로 퍼다가 쓰는 에피쿠로스의 신에 대한 의문. 하지만 막 퍼다 쓰고 싶은 마음이 이해될 정도로 훌륭한 논증 아닌가.

정확히 말하자면 에피쿠로스는 신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그가 주장하는 것은 '세인들의 믿음과는 달리, 신은 인간사에 관심이 없다'는 것. 내 생각에도 존재는 하나 자신의 창조물들에게 관심이 없는 신 쪽이 전능하게 모든 인간사를 관찰하고 모든 사람을 심판하는 신보다 훨씬 더 믿음직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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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블로깅을 보고 내가 무슨 더 할 말이 있겠는가? 나 또한 에피쿠로스 라고는 한 줄 읽어본 적도 없고 읽을 생각도 없고 마구잡이로 퍼다가 쓸 일도 없는 네티즌 이지만 평소 신은 방관자 정도라고 생각하는 나와 너무나도 동일해서 놀랬다.

과연 신은 인간에게 관심이 있을까? 있다고 해도 인간사에 개입할 의지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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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비효율성

from 시작/생각 2010. 9. 3. 19:12 by 케르베로스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가 아니라 고양이 귀라고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고 싶은 심정이다.

하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이제는 내가 아무리 난리를 친다고 하더라도 말로는 세상이 혹은 내 주변의 어떠한 것들이 절대로 바뀌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나이를 조금 더 먹으면 그만큼 더 깨닫는 게 있을지 모르겠지만...

달리 표현하자면 고작 말로는 어떠한 것도 변화시키기 힘들 정도로 나는 약한 존재라는 것이다.

결국 내 주변의 사소한 거라도 바꾸기 위해서 필요한 건 "이건 아니잖아." 라는 투덜거림이 아니라 움직여야 한다는 거다. 부딪히고 또 부딪혀서 임금님의 고양귀 귀 사진을 찍어야 되지 않겠나... 그러니 차라리 침묵해버리자. 그리고 움직이자.

고작 내 주제에 백날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가 아니라 고양이 귀라고요. 라고 해봤자 어차피 세상은 내 작은 목소리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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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을 묻다

from 시작/생각 2010. 8. 14. 19:07 by 케르베로스

새로운 삶이 시작 된다.

청춘을 가슴에 묻고 나면 낭만이니 꿈이니 하는 것들이 하찮게 보이기 시작하고 환상들이 산산조각 나고 세워두웠던 계획들이 엉망진창으로 엉커버린다. 조금씩 변하는 게 아니라 어느 한 순간 한 지점에서 새로운 삶이 시작 된다. 청춘을 사는 사람들은 현실을 사는 사람들을 더럽다고 욕하고 현실을 사는 사람들은 청춘을 사는 사람들을 깨끗한 척 한다고 욕한다. 너무 갑자기 삶이 변하니 혼란스럽기 시작하고 정신을 차릴 무렵에는 자기 자신을 잃어버린 걸 깨닫고 화를 내고 슬퍼한다.

일을 시작한지 이제 한달 하고 조금, 정신을 차려보니 너무 많은 게 변해 있다. 다행스럽게 나는 단순하고 생각을 깊게 하는 사람은 아니라서 후회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는 길 외에는 떠오르지 않는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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