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절하고 주위 사람들에게 위로 받고 다시 좌절하기를 몇 번 이제는 되려 담담하다.
완전히 좌절 해서 그럴수도 있겠지만 어찌보면 속을 다 털어내고 나니 몸이 가벼워진 까닭도 있을 것이다. 무슨 헛소리인가 할 수도 있지만 그냥 해탈의 느낌이랄까? 언제 사는 게 만만했던 적이 있나...
다만 막 랭귀지 학원을 마쳤을 때의 그 뭐랄까? 오랜만에 만난 친구가 너 호주로 가기 전하고 지금하고 완전히 다르다. 그때는 무지 암울해보이더니 지금은 훨씬 보기 좋네. 라는 말이 떠오른다.
맑음(자퇴) -> 흐림(수능) -> 맑음(유학) -> 흐림(졸업) -> 폭우(백수) -> 비그침(현재) 정도의 상태랄까?
이런 상태로 한국에 들어가도 그리 좋은 소리는 못 듣겠지만 다만 이제는 나이를 먹어서 흐려도 맑은 척 할 수 있는 정도는 되서 괜찮겠지 라고 스스로 위로하고 있다.
이래저래 앞으로의 계획을 짜보자면 일단 내일 졸업식을 참석하고 잡브로커의 일처리 속도를 봐서는 한국으로 돌아갔다가 워킹 비자를 받아서 온 다음 경력 혹은 경험을 쌓는 쪽에 집중을 하고 싶은데 역시 가장 큰 걱정은 부모님이다. 아무래도 나나 동생이나 유학을 3년 가까이 시켰주셨고 거기에 들어간 돈도 돈이며 한국에서 쉐프의 미래를 생각하면 어떻게든 내가 영주권을 땃으면 할텐데...
아 힘들구나.
나는 나름대로 열심히 산다고 살았는데 부모님 눈에는 그냥 아직 어린애에다가 세상물정 모르는 철부지에 노력이라고는 쥐뿔도 안하는 것 처럼 보이겠지. 뭐 이런 말을 부모님한테 해봤자 안 그렇다고 하겠지만 나도 부모님이랑 산지가 벌써 20년이 넘었는데 그걸 믿을리가 있나.
어차피 몇 년 지나면 그때의 너한테 실망했다라던지 과거의 모든 것들을 끄집어내서 난도질 당할 게 뻔한텐데... 에휴, 뭔가 차분해진 마음을 정리하려고 글을 적었는데 다시 혼란스럽네. 일찍 자자.
내일이 졸업식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