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귀찮다. (+추가)

from 시작/생각 2011. 5. 13. 14:53 by 케르베로스



다음 주면 개학이고 해서 방학동안 어떻게 지냈나 블로깅 하려고 사진 편집까지 한 다음 급 귀찮아졌다. 점심이나 먹고 공부나 하다가 낮잠 한 2시간 자고 저녁 운동 갔다가 저녁 먹고 공부 하다가 자야지.


아 귀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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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블로그에 소홀하게 사실이다.

사실 입만 열면 죽을 소리를 해대는 통에 블로그 뿐만 아니라 현실에서도 그냥 말을 안 한다. 네거티브한 이미지라는 게 쌓이기 시작하면 포지티브한 면보다 고착화가 쉽게 되기에 그냥 얌전히 살아야지 하는 것이다.

그런데 너무 방치하는 것도 아니다 싶으니 오늘은 한 번 다 토해보자.

1.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인지 요즘 것들은 왜케 생각이 없냐?

인터넷도 현실도 가끔 만나는 어린 것들의 개념이 빛의 속도로 안드로메다로 날아가버린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미칠 것만 같다. 그걸 자랑인 것 마냥 주절주절 거리는 거 보면 한국이 안 망하는 게 신기하구나 싶다.

그런데 더 무서운 건 나이가 좀 찬 인간들도 점점 미쳐가는지 헛소리를 한다는 것이다. 나이 서른이면 이립이라고 한다. 이제 3년 뒤면 서른인 내가 다 부끄럽다. 제발 똥 좀 싸지 마라. 윗물이 이꼬라지라서 어린 것들한테 뭐라하기도 부끄럽다. 대학물을 먹었으면 제발 배운 티를 내라.

평소에 행실이 조금 가볍고 방정맞는 건 괜찮다. 최소한 큰 일 앞에서는 좀 진지해지란 말이다. 어른이 되가지고 진지하지 못하고 그런건 유치하니 뭐니 니가 피터팬이야? 진지=유치야? 어휴 망할것들 나이를 엉덩이로 쳐 먹었나.

그리고 어린 것들은 클럽을 좀 끊고 삶에 대해서 진지해져라. 부모 잘 만나거나 재능이 확실한 몇을 제외하고 대부분은 니들이 꿈꾸는 그런 미래는 없다. 사는 건 존나 치열한 거야. 내가 3년간 느낀건 진짜 하루하루가 전쟁이다. 정말로.

그리고 20대 초반인 새끼들이 왜 차가 필요한데? 부모 등골 빼먹고 언제까지 살려고 그래. 매주 금요일 클럽가서 돈 써놓고 돈 없다는 소리는 왜 하냐... 난 도저히 그게 이해가 안 되. 나 겨울 옷은 점퍼와 코트 딱 2벌인데 그래도 잘 산다. 옷장 가득 옷인데 뭔 입을 옷이 없어. 신발이라고는 구두 한 켤레랑 컨버스 스니커즈 한 켤레가 전부인데 잘 산다. 뭔 신을 신발이 없어. 어휴 미친 것들...

나도 참 형편없는 인간이지만 그래도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잖아. 진지하게 노력해서 안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거지만 이건 진지하지도 않고 노력도 안 하고 대충 살아놓고 사회가 어쩌고 정치가 어쩌고... 불만들은 참 많아요. 느그같은 것들 편하게 살라고 세상이 돌아가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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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소고기가 먹고 싶다. 와규 꽃등심.

그런데 너무 비싸다. 6시간 일해야 꽃등심 400g 정도 사 먹을 수 있는데... 애초에 고기 맛을 몰랐으면 좋았을 텐데 싶다. 장보러 나갈때마다 손이 부들부들 떨린다. 부모님이 뼈빠지게 고생해서 번 돈을 부쳐주시며 맛난 거 사 먹으라고 $100 더 보내셨는데 그냥 세이빙 해놓고 중요할 때 써야 겠다.

한국 돈으로 10만원이면 우리 아빠 이거 버느라 얼마나 고생하셨을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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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호주 날씨가 좀 미쳤는지 5월인데 추워 뒈지겠다.

주변에 다 감기 걸려 있으니 나라고 별 수 있나. 호주 처음 온게 5월 7일 수요일인데 이정도는 아니었는데 이제 이 나라도 따뜻한 동네라고 하기는 무리가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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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외롭다.

조금 무리해서라도 올해 한국을 갔다 왔으면 좋았을까 싶다. 뭐 그런데 한편으로는 전여친이랑 만났다고 해도 별로 달라지는 건 없겠지. 호주 처음 올때는 3년만 고생하고 졸업하면 끝이라고 생각했는데 점점 길어진다.

생활의 안정화가 쉽게 찾아오질 않는다. 고정적인 수입과 안정적인 생활 컨디션이 충족되지 않다보니 연애에 대해서 굉장히 부정적이게 된다. 내가 좋아하는 건 좋아하는 거고 현실은 현실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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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빨래 개고 공부나 해야지.

죽는 게 사는 것보다 힘든 게 그나마 다행이다. 지옥이고 천당이고 죽으면 아무것도 없다는 내 사후세계론이 참 고맙다. 만약에 사후세계가 있다고 믿었다면 현실에서 깽판 지기고 지옥 가서 깽판 지기고 될대로 되라는 식으로 살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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