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장 기억

from 경계의서/미아 (완료) 2009. 7. 6. 22:33 by 케르베로스

기억記憶 인상이나 경험을 의식 속에 간직하거나 생각해냄
 
「나는 전생에 뭐였을까?」
「그런 거 알았으면 좋겠다.」
「그때도 난 널 알고 있었을까?」
「모르지.」
「궁금하다, 예전에 나랑 너의 관계.」
「다음 생에는 태어나고 싶지 않다.」
「왜?」
「사는 게 너무 힘들어.」
「나는 구름으로 태어나고 싶다.」
「구름은 떠다니니까 불안해.」
「그럼 넌 내 그림자로 태어나라.
힘든 일은 내가 다 할 테니 넌 내 곁에만 있어줘.」
「바보, 생각해볼게.」
「넌 아마도 고양이였을 거야, 그것도 사나운.」
「맹수 인거네?」
「그렇지.」
「그럼 너는?」
「뭐 같아 보이는데?」
「곰.」
「난 곰 좋더라.」
「고양이하고 곰이라 너무 안 어울린다.」
「머리에 사과나무를 심는 거야.
햇볕만 쬐어도 광합성으로 힘이 불끈!!
열매가 맺히면 달나라로 여행을 떠나서
토끼가 파는 떡이랑 교환 하는 거지.
그리고 네가 그리워지면 여행을 마치고 돌아올게.」
「같이 가면 되잖아.」
「씨앗을 심을 바보는 나 하나면 충분해.」
「그런 헛소리 할 사람이 나밖에 없어서 힘들겠다.」
「난 너 하나면 충분해.」
「고마워, 이제 그만 가자.」
「그래.」

멀리서 들려오는 기차소리에 잠에서 일어났다.
맞은편 의자에 소녀가 자고 있다.
마술사는 오지 않을 것 같다.
가방 안에 사과 하나가 들어있다.
오른쪽 손목의 붉은 피가 모여 만들어진 사과.

「이유는 찾으셨습니까?」
「아뇨, 하지만 혼자가 아니니까 달로 갈 수 있을 거 같아요.」

차장이 하얀 떡을 꺼내서 내민다.
나는 잠깐 망설이다가 사과를 건넨다.
이제 정말로 여행을 마칠 때가 된 것 이다.
이야기의 끝은 밤이 좋지만 이른 새벽이 라도 괜찮다.
이유를 찾은 사람 찾기를 포기한 사람 이유가 되어버린 사람.
모두들 각자의 방식으로 쉬지 않고 달리고 있다.

「그럼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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