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장 안녕

from 경계의서/미아 (완료) 2009. 7. 6. 22:13 by 케르베로스

안녕安寧 만나고 헤어질 때 하는 인사말
 

하얀 입김이 새어나왔다.
늦은 시간의 거리는 벌써 차갑다.
아파트 입구에 크림색 롱 카디건을 입은 그녀가 있었다.

「이제부터는 따로 행동할까?」
「가지 마요.」
「이야기 했잖아.」
「무슨?」
「내가 도와주겠다고...」
「그러니까 있어줘요.」

마술사는 웃으며 날 바라본다.
나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애매한 표정을 짓는다.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야.」

마술사는 그렇게 말하고 발걸음을 돌렸다.
이것이 마지막 일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용히 그녀 옆에 가서 앉는다.
그녀는 새근거리는 숨소리를 내며 자고 있다.

「안녕?」

그녀를 깨워본다.
그녀는 놀라지도 않고 가만히 날 바라본다.

「오랜만이네...라고 할 줄 알았어?」

갑자기 싸늘한 표정을 지으며 작은 주먹으로 때린다.
나는 눈물이 나는 걸 간신히 참으며 대답한다.

「미안, 기억을 잃어버려서 이름을 부를 수가 없어.」
「나는 영(그림자 영影), 너는 운(구름 운雲).」
「응?」
「그보다 이유 찾았어?」
「아니, 아직 넌?」
「난 이렇게 찾았잖아.」

그녀가 환하게 웃는다.

「이거 네 가면.」
「나한테는 필요 없어.
너한테 주는 선물, 이제 네 앞 에서는 솔직해질 거야.」
「고마워.」
「저기 있잖아. 이유 계속 찾을 거야?」
「모르겠다.」
「이제부터 내가 널 웃게 하고 울게 하고 외롭게 만들어줄게.
대신 나는 네가 옆에 있어도 외로우니까 오랫동안 계속 내 옆에 있어줘.
부탁이야. 그러니까 같이 돌아가자.」
「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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