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장 집착

from 경계의서/미아 (완료) 2009. 7. 6. 21:52 by 케르베로스

집착(執着) 마음에 새겨두고 잊지 않음

「가면 자체만 보고는 아무것도 판단하지 못해.
불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이 꼭 불같은 가면을 쓰지는 않아.
반대로 차가운 얼음 같은 가면을 쓰는 사람도 있어.
즉 섣부른 판단으로 생긴 결과는 스스로가 지는 거야.」
「그녀는?」
「밝고 귀여운 가면을 쓴 외로운 녀석.」

소년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모습에 마술사가 허겁지겁 따라 일어났다.

「그녀는 죽었으니까 이곳 어딘가에 있을 거야.」
「알아요.」
「너라면 찾을 수 있을지 몰라.」

아무런 대답도 돌아오지 않는다.
두 사람의 그림자가 사라지고 탁자위의 동전이 보인다.

「그 와중에도 값을 치르고 갔네.」
「그럼 다시 영업 시작!!」
「에~ 어째서?」

소년과 마술사가 해가 지는 거리를 걷고 있다.
마술사는 담배에 불을 붙이며 소년을 바라본다.

「기억 잃어버린 적 있어요?」
「아니, 없어.」
「기억을 찾으면 지금의 저는 죽는 건가요?」
「아니, 지금의 너도 예전의 너도 같은 너잖아.」
「만약 스스로 기억을 지운 거라면...」
「다시 한 번 더 지워.」
「그렇게 간단한 게 아니에요.」
「네 생각만큼 복잡한 것도 아니야.」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이제부터 어떻게 할 거야?」
「A를 찾아볼 생각이에요.」
「그녀가 너 때문에 죽었다고 생각해?」
「그건 A만이 알겠죠.」
「넌 왜 여기로 왔어?」
「살아가야 할 이유를 찾기 위해서...」
「그럼 그녀는 왜 여기로 왔을까?」
「살아가야 할 이유를 찾기 위해서?」
「너 때문에 죽었다면 네가 그 이유겠지.」
「그렇겠죠.」
「그럼 네가 안 찾아도 그녀가 먼저 찾아 올 거야.」
「제가 그 이유라면 좋겠네요.」

두 사람의 그림자가 택시 승강장에서 멈춘다.
아침에 만났던 택시 기사가 여전히 있었다.

「우연치고는 시간이 절묘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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