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미아

from 경계의서/미아 (완료) 2009. 7. 6. 21:21 by 케르베로스

미아(迷兒) 길을 잃은 아이

좋게 말해서 엉뚱하고 나쁘게 말해서 미친 거고,
애매하게 말하자면 나는 아이 혹은 청년 아니면 이상한 녀석.
어찌되었건 달라지는 건 없다.
이야기의 시작은 새벽이 좋지만 깊은 밤이 라도 괜찮다.

하루, 이틀 그리고 일 년.
존재하지 않는 시간의 벽을 넘어 갑자기 어른이 되어버렸다.
어쩔 수 없이 꿈과 현실 사이를 방황했다.
어떤 이는 꿈을 포기하라고 어떤 이는 꿈을 위해 살라고 했다.

답은 없었다.

미래는 아무도 모르고 나 역시 알 수 없었다.
열심히 살자는 각오가 마음속을 맴돌며 나를 괴롭혔다.

나는 누군가의 친구이자 아들이며 형이고 동생이었다.
때로는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노력했다.
역할에 맞는 가면을 쓰고 연기도 했다.
그렇지 않으면 사회는 미친 거라고 간단하게 치부하며 날 멀리했다.

제기랄,
누가 만든 건지도 모르는 나이 값도 해야만 했다.
자기 자신을 잃어버린 미아가 되어 있었다.

도망치자고 계속 중얼거렸다.
꿈과 이상이 통하지 않는 이곳에서,
열정에 의한 노력의 결과물이 단지 웃음거리가 되어버리는 현실.
그렇지만 나는 늘 제자리였다.

사는 건 죽는 것만큼 힘들었고 죽는 것은 사는 것 보다 더 힘들었다.
어디에 있어도 마음 편하게 쉬질 못했다.
힘들어도 힘들다고 말할 수 있는 곳이 없었다.
집에서도 밖에서도 친구를 만나도 괜찮다며 웃었다.
나는 나보다 힘든 사람이 더 많다는 말이 정말 듣기 싫었다.
옆에 죽어가는 사람이 있어도 내 상처는 아프다.

사회에 대한 불만은 쌓여만 가고 나는 미친 거 같았다.
그래서 가지고 있는 돈을 모두 모아 달로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아버지는 늘 마음을 먹었으면 행동을 빠르게 하라고 말씀 하셨다.
다음 날 바로 티켓을 사고 여행 준비를 마쳤다.
지인들에게는 몇 년간 여행을 다녀오겠다고 연락을 했다.
기념품을 사오라는 말을 들은 뒤 담배를 꺼내 입에 물었다.

그리고 여행을 떠나기로 한 날 나는 죽었다.
하늘이 보이는 창가에 서 있다가 그대로 추락했다고 한다.
오른쪽 손목에 붉은 선도 생겨 있었다고 했다.
그런데 그렇게 죽어버린 내 시체는 어디에도 없었다.

사실 나는 아무도 모르게 달로 여행을 떠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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