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

from 시작/생각 2009. 7. 7. 22:44 by 케르베로스
누가 뭐래도 나는 날카로운 지적보다 달콤한 칭찬이 좋다.

예전에 누군가 '다른 사람이 대신 칭찬을 해줄테니,
나는 악역을 맡겠어.'라고 말했는데,
속으로 '그냥 밸이 뒤틀리면 그대로 뱉겠다고 하면 되지,
무슨 거창한 변명을?'하고 생각했다.

아무튼 나는 여전히 철딱서니가 없어서인지,
당장 나에게 달게 느껴지는 것이 좋다.
처음으로 칭찬을 받은 것이 언제인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가장 오래된 칭찬의 기억은 초등학교 1학년 때의 일이다.

엄마의 매서운 회초리 아래,
나는 해법 전과를 놓고 문제집을 풀어 1등을 차지했다.
담임 선생님은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셨다.
하지만 엄마는 전과목 백점이 아니라고 기뻐하지 않으셨고,
나를 사랑하셨던 부모님은 많은 기대를 하셨지만,
부족했던 나는 그걸 채워주지 못했고 언제나 못난 자식으로 남게 되었다.
칭찬을 듣고 자란 적이 없다고 했더니
누군가는 '그렇게 믿고 싶으니까 기억을 떠오르지 않는거지.'라고 말했지만,
삼박 사일 밤을 새워 떠올려봐도 도무지 아니다.

게다가 떠오르라는 칭찬은 안 떠오르고,
상처만 슬그머니 수면 위에 떠서 나를 슬프게 하는 것이었다.

여전히 나는 사랑에 목이 마르고,
작은 칭찬에 뒤돌아서 몰래 춤 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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