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데이

from 시작/생각 2009. 7. 7. 22:25 by 케르베로스


어떠한 생각은 모두 그 사람의 머리 속에만 있는 것이며
다른이의 생각을 아는 것은 애시당초 불가능하다.
내가 알 수 있는 것은 오직 나의 생각 뿐이고
다른 사람의 생각은 그 사람의 거울에 비쳐진 것을 보고 간접적으로 알 수 있을 뿐이다.
그 거울이 사실을 얼마나 왜곡시키는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

우리는 수많은 거울들로 어떤 이를 본다.
행동, 말투, 표정, 쓰는 물건, 하는 공부, 그 사람의 홈페이지 혹은 블로그 같은 것들로.
하지만 그 중 그 사람을 완벽하게 나타낼 수 있는 것은 단 하나도 없다.
그 모든 것을 본다 하더라도 그 사람의 단편적 파편
혹은 그것들의 집합만을 볼 수 있을 뿐이다.
어떤 한 가지 사실만으로 그 혹은 그의 상태를 판단하는 것은 별 하나만 보고
우주의 진리를 알게 되었다고 떠드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나는 내 밖에 드러나는 것들만으로는 절대로 표현할 수 없는 존재다.
지금 이 블로그에 와서 이 글을 보고 있는
사람도 '절대로' 나에 대한 모든 것을 파악할 수 없다.
단지 여기 써진 글들로 내가 대략적으로 어떠한 사람일 것 같다는 추론만 할 수 있을 뿐이다.
하지만 그것마저 정확하지는 않다.
여기 올려진 글들은 내 진짜 모습을 나타내는 것이 아닌 가면들일 뿐이기 때문이다.

블로그 혹은 홈페이지는 종종 다른이에게 자신을 알리기 위한,
혹은 자신을 표현하기 위한 도구라고 불리운다.
허나 많은 이들은 남에게 알리고 싶지 않은 자신의 모습을 숨기기 위해,
그로 인해 만들어지는 또 다른 자신 - 진짜와는 다른 자신 - 을 알리기 위해
블로그나 홈페이지를 이용한다.
그러면서 자신은 그러한 사람 - 새로 만들어진 자신 - 이라고 믿고싶어 한다.
혹은 남이 그렇게 알아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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