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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라는 단어의 무게

from 시작/생각 2009. 11. 29. 20:47 by 케르베로스


한국이나 외국이나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겠지만 의식주 같은 생활 필수 조건을 제외하고 가장 필요한 건 우습게도 인간이다. 그냥 인간이 아니라 믿을 수 있는 인간 그리고 나를 믿어주는 인간이 아니겠는가?

결혼한지 3년도 되지 않은 신혼의 아는 누나에게 "누나, 결혼의 장점이 뭐야?" 라고 물었을 때 "내 편이 생겼다는 거?" 라는 대답이 돌아왔듯이 믿을 수 있는 인간의 잠정적인 완성 단계는 서로의 편에 서주는 것이다. 물론 무턱대고 일방적인 신뢰는 독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 말 자체는 너무나도 달콤한 과일과도 같이 다가온다.

타국에서 소수의 같은 나라 사람들 중에서 나와 인연의 끈을 맺은 사람들은 정말 소수의 소수이지만 그 몇 안되는 사람들 사이에서 현재 자신의 이득을 위해 혹은 앞으로 자신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 것인지에 대한 가치를 평가 받아야 한다는 사실은 참 슬프다.

속인다고 해서 내가 끝까지 모르는 것도 아니고 "미안하지만 넌 이번 일에서 빠져야 겠다." 고 말한다면 잠깐 섭섭하겠지만 오히려 그 사람에 대한 믿음에는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하지만 내 앞에서는 웃고 뒤에서는 "쓸모 없는 자식." 이라고 한다면 이건 당연히 그 사람에 대한 믿음에 문제가 생기지 않겠는가?

간혹 사람을 상대하는 게 나는 정말 힘들다. 혹은 사람을 믿는 게 나는 정말 힘들다. 라고 말을 하면 나를 이상하게 보거나 무슨 사회부적응자처럼 대하는 데 사람이 살다보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 상대의 등 뒤를 찌르는 일을 하기도 하는 거고 자기도 잘 알지만 어쩔 수 없이 상대의 등 뒤를 찌르기도 하는 거고 자기가 원해서 상대의 등 뒤를 찌르기도 하고...

그러니 함부로 나에게 돌을 던지지 않았으면 한다. 나도 똑같고 당신도 똑같고. 오십보 백보. 다만 이번 일에서 배신감을 느낀 건 나니까 난 그냥 한심한 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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