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 해당되는 글 7건

  1. 왜 하는가? 2011.03.27
  2. 내가 사는 세상 5 2011.01.18
  3. 청춘을 묻다 2 2010.08.14
  4. 유서 4 2010.08.06
  5. 누가 나를 위해 주지? 2 2010.07.28
  6. 7월 3주차 한탄 2010.07.16
  7. 2 + 2 x 2 2 2010.03.20

왜 하는가?

from 시작/생각 2011. 3. 27. 16:09 by 케르베로스


아주 어렸을 때 가족여행으로 해인사로 놀러갔던 적이 있다.


거기서 만난 스님은 지나가는 수많은 방문객 사이에서 내 손을 붙잡고 "왜 공부를 하느냐?" 라고 물었고 나는 당시 "훌륭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요." 라고 답했었다. 하지만 스님은 "모르는 걸 알기 위해서 하는 거란다." 라는 말을 하고 나를 놓아주었고 나는 그런가보다 라고 생각하며 얼른 부모님의 뒤를 쫒아 갔었다.


문득 장을 보고 돌아오는 길에 그때 일이 생각났고 "왜 공부를 하는가?"는 질문에 나는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 입니다." 라고 답해야 하지 않았을까 싶었다. 왜 그런 답이 떠 올랐냐면 사람답게 사는데 가장 필요한 건 돈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사람답게 살기 위해 돈을 벌고 돈을 벌기 위해 무언가를 한다.


그럼 왜 하는가?


왜 일어나고, 운동을 하고, 샤워을 하고, 밥을 먹고, 공부를 하고, 사람을 만나고, 돈을 벌고, 고민을 하고, 무언가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은 왜 사는가? 와 연관되기도 하는 것 같지만 인간 답게 살기 위해서라는 답은 질문에 대한 답이라고 하기에는 완벽해 보이지도 않을 뿐더러 아마 평생을 의문해도 답하기 힘들 거 같다.


흔히들 이야기 하는 그 도를 아십니까? 라는 도, 즉 길이라는 건 끊임없이 무언가를 해 나가는 거라고 한다. 무도는 끊임없이 무에 대해서 생각하고 수련을 하는 것이며 선도는 선함에 대해서 생각하고 선한 일을 하는 것이며, 이러한 것들 함으로 인해 그 길을 걸어 나간다는 것이다.


태어나서 아둥바둥 거리다가 기어다니고 걷고 달리기 시작하면서 사람은 각자의 도 를 완성해 나가기 시작하고 그게 인생이라고 한다. 누군가는 남들보다 빠르게 그 길을 개척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느리지만 주변을 천천히 감상하면서 걷기도 한다는 것이다.


최근에 생각하는 것들이 이리저리 섞여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건지 애매해지기는 했지만 어찌되었건 나는 지금보다 조금 더 인간다운 대접을 받으며 인간답다고 느끼며 살기 위해 발버둥 치고 힘들어 하고 고민해가며 때로는 너무 지쳐 모든 걸 포기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때로는 너무 큰 보람에 인생은 아름답다며 끊임없이 무언가를 계속해서 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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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세상

from 시작/생각 2011. 1. 18. 17:49 by 케르베로스


전화 한통에 잠을 깨서 샤워를 했다.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다가 어제 밤 늦게 비가 내리더니 추웠는지 샤워를 끝내고 나니 어질어질한게 몸상태가 썩 좋지 못했다. 체력이 고작 날씨 하나에 왔다갔다 하는 꼴이 우스워 억지로 시티에 나가기로 결심했다.

아무것도 먹지 못해서 배가 고팠지만 딱히 뭔가를 먹고 싶지도 않았고 배가 부르면 나태해지는 성격탓에 그대로 몇군데를 옮겨다니며 이것저것 정보를 모았다. 딱히 포지티브한 정보는 없었다. 네거티브 하거나 임파시블한 일들이 나열되고 결론은 자기들한테 유리한 길로 가는 게 어떻겠냐는 지극히 자기중심적인 정보제공이었다.

결국 이도저도 아닌 애매한 정보를 획득하고 조금은 가라앉은 기분을 바꿔보자 자주가는 카페에 갔지만 너무 시끄러워서 한국과 통화하기가 힘들었고(또한 옆에 앉아 있던 늙은 손님이 굉장히 이기적이었다.) 결국 급하게 아이스 롱 블랙을 마시고 다시 밖으로 나와 골목을 돌아나와 통화를 마쳤다.

몇 통의 전화를 더하고 예약을 하고 다시 다른 몇몇 곳을 찾아갔지만 몇 시간 전에 획득한 정보와 대동소이했다.

이런 일련의 일들을 마치고 나니 오후 5시 30분이 넘은 시간, 하루종일 먹은 거라고는 아이스 롱 블랙, 설탕 2 스푼이 전부였지만 헛구역질이 나려고 했다. 결국 저녁은 먹지 않기로 결심하고 집으로 돌아와 가만히 오늘 하루를 돌아보니 지옥이 따로 없다.

집에 전화할 때는 밝고 긍정적으로 대화했지만 사실 답답하다.

그렇다고 어둡고 부정적으로 있다가는 한발짝도 앞으로 나갈 수 없다는 사실을 내가 더 잘 알기에 막연한 두려움 불안감에 또 한발을 걸쳐놓고 나는 할 수 있다고 억지로 고함을 치고 해보자고 거짓 용기를 낸다.

이런 세상에는 아무도 초대하지 못하겠다. 허세니 자의식과잉이니 상황에 대한 과민반응이니 성격이 부정적이니 너보다 힘든 사람이 더 많다든지 등으로 나를 욕하더라도 상관 없지만(그게 사실일지도 모르니까) 그냥 힘들어서 힘들다고 말하는 것 뿐이다. 그걸 좀 길게 헛소리와 함께 적은 것 뿐이다. 사실 이렇게 글을 쓰는 게 나는 굉장히 좋다. 나는 활자로 말하는 게 좋아서 이러는 것 뿐이다.

어찌 되었건 지금보다 조금이라도 더 나아져야 내 세상에 내가 아닌 그 누구라도 초대해서 나 요즘 이렇게 살아, 인생 살만하지 하하하~ 라며 웃을텐데 아직은 그렇게 하지 못하겠다. 시간 돈 현실 삼박자가 삐걱거리는데 쓴웃음이라면 모를까 마음씨 좋은 아저씨마냥 허허 거리지는 못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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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을 묻다

from 시작/생각 2010. 8. 14. 19:07 by 케르베로스

새로운 삶이 시작 된다.

청춘을 가슴에 묻고 나면 낭만이니 꿈이니 하는 것들이 하찮게 보이기 시작하고 환상들이 산산조각 나고 세워두웠던 계획들이 엉망진창으로 엉커버린다. 조금씩 변하는 게 아니라 어느 한 순간 한 지점에서 새로운 삶이 시작 된다. 청춘을 사는 사람들은 현실을 사는 사람들을 더럽다고 욕하고 현실을 사는 사람들은 청춘을 사는 사람들을 깨끗한 척 한다고 욕한다. 너무 갑자기 삶이 변하니 혼란스럽기 시작하고 정신을 차릴 무렵에는 자기 자신을 잃어버린 걸 깨닫고 화를 내고 슬퍼한다.

일을 시작한지 이제 한달 하고 조금, 정신을 차려보니 너무 많은 게 변해 있다. 다행스럽게 나는 단순하고 생각을 깊게 하는 사람은 아니라서 후회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는 길 외에는 떠오르지 않는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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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서

from 시작/기록 2010. 8. 6. 19:31 by 케르베로스


제목이 뜬금없이 낚시의 기운을 가득 품고 있긴 하지만 절대로 스스로 죽을 일은 없으니 누군가가 보고 걱정 안 했으면 좋겠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인생이라는 거 아무도 모르는 일이고 뭐 별 거 없지만 그래도 하나하나 미리 정리해놓는게 좋지 않을까? 싶었다. 그런데 유서 라는 게 변호사 없이 이런식으로 미리 적어놔도 정당한 효과가 있나 모르겠다. 하긴 내가 뭐 거창하게 있다고...

그나저나 젊을 때는 모르겠더니만 나이를 먹으면 먹을 수로 오래 살고 싶다. 인생이라는 게 힘들긴 한데 뭐랄까? 묘한 매력이 있는 거 같아서 재미있다.

1. 우선, 조금이나마 내가 모은 현금이 있다면 그건 전부 부모님 소유로 한 후 사용에 대해서는 부모님의 의사에 맡긴다.

2. 현금을 제외한 일부를 제외한 모든 물품은 동생인 김 관훈의 소유로 한 후 사용에 대해서는 동생의 의사에 맡긴다.

3. 내 소유의 모든 게임관련 물품은 가능하다면 김 혜연에게 양도 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하면 좋겠다. 다만 거부 의사를 밝힐 경우 동생 김 관훈의 소유로 한 후 사용에 대해서는 소유자에게 맡긴다.

4. 묘는 만들지 말고 (가능하다면) 화장을 해서 뼛가루는 어디 큰 나무 밑에 뿌려서 거름이나 되게 했으면 좋겠다.

5. 이 유서에 필요한 정보는 현재 2010년 다이어리에 적혀 있으며 이 유서는 2011년까지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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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나를 위해 주지?

from 시작/생각 2010. 7. 28. 19:56 by 케르베로스


알람 소리에 간신히 일어나서 창 밖을 봐도 달이 하늘 높은 곳에 걸려 있는 어두운 새벽에 샤워를 마치고 거울을 보고 있으면 이래저래 참 슬퍼진다. 잠자리에 누울 때는 왠지 이대로 죽을지도 모르겠다 라고 생각했는데 용케 나는 또 하루를 더 살겠구나 싶다.

중학교 때 이야기가 이미 10년 전의 일이고 고등학교 때 이야기도 곧 10년 전 일이 되어버린 지금의 나는 그때와 같이 하나도 변한 게 없는 데 어찌 거울 속의 나는 조금 초췌해보이고 많이 늙어버린 느낌이다.
그 때 내가 꿈 꾸던 내 모습은 전혀 예상치 못했던 흐름을 타고 나도 이제 어떻게 될 지 조금도 모를 인생을 살고 있다.

사실 힘들다 말하지만 자업자득이라고 본다. 여태 부모님의 도움으로 별 걱정없이 편하게 공부만 했으니까 이제는 나도 내 인생의 중심에 서서 이야기를 만들어나갈 차례라고 생각한다.

다 좋은데 제일 힘든 건 누가 나를 위해 주는 걸까?

나보고 힘내라고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나를 응원해줄 그런 존재가 너무 필요하다. 그래, 나도 이거 적고 있다보니 무슨 개소리인가 싶고 나이 먹을대로 먹은 놈이 무슨 놈의 투정인가 싶다.

그런데 믿고 의지할 사람이 없잖아. 내 개인적으로 인간 관계 형성이 더딘 것도 사실 이지만 그렇다고 남이라고 볼 수 있는 관계, 일종의 단기, 장기 계약의 형태에서 어떤 것을 더 바라는 것도 우스운 일이니까...

결국 내가 나를 챙겨야 하고 믿을 건 나 하나 인데 가끔은 그런 내가 못 미덥고 그런 내가 지쳤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제 시작이고 언젠가는 부모님도 없어질 그 날이 오면 내가 중심을 잡고 서 있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래도 삶이라는 건 참 재미 있어서 늙어버리고 초췌한 내 모습을 슬픈 눈으로 보다가 의미 없는 헛웃음을 가볍게 짓고 나갈 채비를 마저 한다.

어찌 되었건 시간은 멈추지 않고 죽지 않은 나는 또 하루를 더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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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3주차 한탄

from 시작/생각 2010. 7. 16. 19:06 by 케르베로스

신은 왜 주유를 보내시고 또 제갈량을 보내시었는가. 삼국지연의에 나오는 말인지, 삼국지라는 게임에 나오는 말인지 아니면 삼국지 관련의 만화 혹은 소설에 나오는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주유가 저런 말을 했다고 한다.

지금 딱 내 기분이 그렇다. 상대는 바로 오믈렛!(응?)

오믈렛은 악마의 음식이 분명하다. 우리 가게 음식 중에서 제일 어렵다. 다들 2주 정도 지나면 만들어 낸다는 데... 난 모양은 나오는데 윗부분이 찢어진다. 정말 만들기 싫다. 만약에 내가 다른 가게에 가서 밥 먹을 일 있으면 무조건 오믈렛 시켜서 그쪽 쉐프 실력을 평가하도록 해야지.


연애? 하고 싶지. 대로변에서 지랄발광을 떨 정도로 하고 싶지. 그런데 너무 어려워서 못 하겠다. 나이가 먹으면 먹을 수록 사랑이 어렵게 느껴지는데 그만큼 더 가난해져서 포기 할란다.

말하려고 하면 3일 밤낮을 내내 떠들수 있는데 싫다. 귀찮다. 게다가 지금은 푹 자고 일어나서 별로 이런 이야기 하고 싶지가 않다. 나중에 술이나 마시면서 궁상이나 떨어야지.



인생 = 돈, 요즘 느끼는 거지만 진짜 저거 진리 아냐?

사랑, 우정, 열정, 희망, 성실, 가족, 보람, 꿈 등등 각종 듣기만 해도 세상이 밝고 환해지는 그런 단어들이 정답이 아닌 거 같아.  원래 난 야망도 없고 하고 싶은 일도 없는 참 밍밍한 사람이지만 그래도 정말 단란한 가정을 만들고 싶은 꿈은 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이 꿈이 쉬운 꿈이 아닌가 싶더니 벅차게 느껴지더라.

그래, 돈이 깡패고 진리지. 사람이 사는데 꼭 필요한 게 의식주 라면 사람이 사람답게 살려면 돈이 필요하더라. 그런데 웃긴 건 사람답게 살려고 돈을 벌면서 개처럼 일하고 있잖아.


그림은 영화 비열한 거리의 포스터 중 일부. 조인성씨는 저런 표정을 지어도 멋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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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얼마 전 일하다가 물청소 마치고 미끄러운 계단에서 넘어졌는데 팔꿈치에 깊은 상처에 생겼다. 온 몸이 아프고 쉐프 옷의 오른쪽이 순식간에 붉게 물드는데 바로 일어나서 티타월로 팔꿈치 감싸고 피 닦아내고 일했다.

그래, 내가 미련한 건지도 모르지. 그 순간에 병원 갈 수도 있지. 그런데 사람이 그게 안 되더라. 20분만 더 일하면 오늘 마감인데 나 때문에 가게 하나를 마비 시킬 수도 없잖아. 그냥 내가 일하다 죽고 말지.

이런 성격 참 괴상하다는 건 나도 안다.

집에 오는 길에 약국에서 이것저것 사서 집에서 혼자 치료하는데 팔꿈치라 잘 보이지도 않고 피는 안 멈추고... 병원은 예약하면 일주일 후에 진료 가능하다고 하고 그렇다고 $200 내고 응급실 가도 최소 5시간 기다려야 된다네.

간신히 약 바르고 피 나던 말던 붕대로 칭칭 감고 약국 들렸다가 오는 길에 일식 테이크어웨이 전문점에서 점심때 만들어서 팔다가 남아서 반값 할인하는 장어 덮밥을 "피 흘렸으니까 단백질 먹자." 라며 혼잣말을 하고 우걱우걱 씹어 먹다가 갑자기 눈물이 나길래 밥 먹다 말고 한참을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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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장, 잘 자고 일어나서 왜 이런 일을 적고 있나 모르겠다. 그냥 좁은 방에 혼자 있으니까 대화할 상대도 없고 자꾸 나한테 내가 말 걸고... 현실을 보자니 울고 싶고 그래서 아무 생각 없이 있으니 그것도 울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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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 2 x 2

from 시작/비밀 2010. 3. 20. 19:35 by 케르베로스

최소한 수업시간만큼은 하루 24시간 중 수업이 있는 4시간만큼은 딴 짓하지 말고 열정적으로 했으면 좋겠다. 학교 안 오고, 재미 없다고 옆 사람하고 놀고, 선생 가르치는 게 별로라고 수업 안 듣고 그래놓고 나중에 가서 왜 꼭 자기는 열심히 했다는 말도 안되는 변명 하는지 모르겠다.

천재가 되라고 말하는 게 아니라 그냥 하루하루 열심히 살자는 이야기다.

참고로 답은 6 이다. 8 이라고 생각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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