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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나를 위해 주지?

from 시작/생각 2010. 7. 28. 19:56 by 케르베로스


알람 소리에 간신히 일어나서 창 밖을 봐도 달이 하늘 높은 곳에 걸려 있는 어두운 새벽에 샤워를 마치고 거울을 보고 있으면 이래저래 참 슬퍼진다. 잠자리에 누울 때는 왠지 이대로 죽을지도 모르겠다 라고 생각했는데 용케 나는 또 하루를 더 살겠구나 싶다.

중학교 때 이야기가 이미 10년 전의 일이고 고등학교 때 이야기도 곧 10년 전 일이 되어버린 지금의 나는 그때와 같이 하나도 변한 게 없는 데 어찌 거울 속의 나는 조금 초췌해보이고 많이 늙어버린 느낌이다.
그 때 내가 꿈 꾸던 내 모습은 전혀 예상치 못했던 흐름을 타고 나도 이제 어떻게 될 지 조금도 모를 인생을 살고 있다.

사실 힘들다 말하지만 자업자득이라고 본다. 여태 부모님의 도움으로 별 걱정없이 편하게 공부만 했으니까 이제는 나도 내 인생의 중심에 서서 이야기를 만들어나갈 차례라고 생각한다.

다 좋은데 제일 힘든 건 누가 나를 위해 주는 걸까?

나보고 힘내라고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나를 응원해줄 그런 존재가 너무 필요하다. 그래, 나도 이거 적고 있다보니 무슨 개소리인가 싶고 나이 먹을대로 먹은 놈이 무슨 놈의 투정인가 싶다.

그런데 믿고 의지할 사람이 없잖아. 내 개인적으로 인간 관계 형성이 더딘 것도 사실 이지만 그렇다고 남이라고 볼 수 있는 관계, 일종의 단기, 장기 계약의 형태에서 어떤 것을 더 바라는 것도 우스운 일이니까...

결국 내가 나를 챙겨야 하고 믿을 건 나 하나 인데 가끔은 그런 내가 못 미덥고 그런 내가 지쳤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제 시작이고 언젠가는 부모님도 없어질 그 날이 오면 내가 중심을 잡고 서 있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래도 삶이라는 건 참 재미 있어서 늙어버리고 초췌한 내 모습을 슬픈 눈으로 보다가 의미 없는 헛웃음을 가볍게 짓고 나갈 채비를 마저 한다.

어찌 되었건 시간은 멈추지 않고 죽지 않은 나는 또 하루를 더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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