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0년을 걷다. 2010.01.01
  2. 너무 쉽게 말을 한다. 2009.11.25

2010년을 걷다.

from 시작/기록 2010. 1. 1. 00:52 by 케르베로스


2009년을 걸었던 게 어제 같은데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채 벌써 2010년을 걸어가야 한다. 사는 게 참 재밌다. 누가 정했는지 알 수 없는 시간의 경계에 애매하게 서서 시간 참 빠르다며 웃는다.

1)새해에는 금연을 해야겠다. 처음 목표는 6개월간의 금연.
건강도 건강이고 이제는 이런 거에 의지하지 않고도 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힘들 때 외로울 때 심심할 때 언제나 고민하지 않고 입에 물었지만 끊겠다고 약속도 했으니까 할 수 있을 것이다. 최소한 이정도 의지는 보여야 하지 않겠냐고 나를 격려하고 이정도 의지도 없이는 앞으로 아무것도 못할 거라며 스스로를 채찍질 한다.

2)새해에는 체중감량을 해야겠다. 처음 목표는 감량 20kg.
나이가 먹고 예전에는 옷을 잘 입는다 는 거에 관심이 없었지만 이제는 관심이 있으니까 체중감량도 하고 몸매도 남들 보기 좋게 만들자.

아침은 시리얼 계열, 점심은 채소 중심, 저녁은 평소의 반을 섭취. 외식과 음주는 한달에 한 번으로 제한.
가벼운 스트레칭, 양팔 잽은 하루 100개씩, 복근 운동은 50회, 앉았다 일어서기 50회, 팔굽혀펴기 50회, 최소 1시간 이상의 걷기 혹은 산책.

3)새해에는 영어 실력 향상을 해야겠다. 처음 목표는 6개월 간의 세부계획 실행.
무사히 졸업도 해야하고 영주권도 받아야 하니까 올해는 실습이 없는 대신 이론에 최대한의 힘을 쏟고 싶다. 물론 일하면서 학교 공부하면서 쉽지는 않겠지만 부지런하게 살면 못할 것도 없으니까...

IELTS 단어 20개씩 암기, IELTS 읽기 하루에 하나 및 낭독, 영어 작문 쓰기.

4)새해에는 취직을 해야겠다. 처음 목표는 4월까지 직장 구하기.
이것만큼은 제발 운이 따라주면 좋겠다.

사실 이 중에 내가 몇가지를 끝까지 할 수 있을 지 모르겠다. 하지만 후회하지 않는 2010년을 보내고 싶다. 녀석에게는 부끄럽지 않는 사람으로 부모님에게는 자랑스런 아들로 동생에게는 믿을 수 있는 형이 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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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쉽게 말을 한다.

from 시작/생각 2009. 11. 25. 20:52 by 케르베로스


정치, 종교, 성별 에 관련한 이야기는 한 번 이야기 시작하면 끝이 없는 문제고 논리적으로 설득시키기도 어려워서 귀찮은 주제에 속하고 반짝하고 떠 오른 이슈는 내가 굳이 말하지 않아도 글을 잘 적는 다른 사람들이 충분히 이해하기 편하게 이야기 해주기에 나같은 아웃사이더는 끼지 않는 게 편하다.

최근 시험공부를 한다고 말만하고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이선민 씨가 무한도전의 뉴욕 편을 대차게 비판한 글을 읽었다. 이미 그 글에 대한 반박문을 한 연예인이 남겼고 이선민씨의 사과문 또한 올라왔기에 더이상 일을 크게 만들 필요는 없지만 내가 몇 자 끄적거린다고 넓고 깊은 넷이라는 공간에 파도가 치지는 않을테니까...

확실히 외국에서 특히 영어를 쓰는 나라에서 유학생활을 하다보면 한국인이 영어를 다른 남미나 인도 사람들처럼 잘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남미나 인도 사람들은 어순이라도 같은 건지 스피킹 자체는 아주 거침 없이 말하는 걸 볼 수 있다. 게다가 타국의 학생들보다 한국 학생들은 레포트나 에세이를 적어낼 때 타인 즉 서로 같은 한국 출신의 유학생의 것 혹은 인터넷에서 구한 자료들을 가벼운 마음으로 그대로 카피하는 행동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선민 씨가 남긴 글 처럼 영어에 대한 투자가 엄청난 한국의 현상황을 보면 유감스러운 일 인건 사실이다. 그런데 이선민 씨의 글을 몇 번을 다시 읽어도 나는 안타까움이라는 게 느껴지지 않는다.

내가 호주에 처음 유학을 와서 몇 년을 배운 영어 한마디 못하고 선생의 질문에 그저 미소만 짓기도 하고 관공서에 가서 영어 못한다고 무시 당해서 집에서 혼자 울기도 하고 이상한 곳에서 미아가 되기도 하며 지금까지 느낀 건 역시 한국인들이 영어를 잘하면 좋겠다. 그래서 외국인들에게 무시 안 당하면 좋겠다 라는 감정인데 그건 일종의 거창하게 보자면 애국심에서 나오는 안타까움이다.

이선민 씨의 글이 불쾌한 이유는 안타까움에서 나온 애정어린 독설이 아니라 한국인들 영어 못해서 같은 한국 출신인 자기 쪽팔리니까 제발 그러지마. 라는 느낌이 강하기 때문이다. 뉴욕이라는 동네가 혹은 이선민 씨가 계시는(계셨던) 캐나다라는 동네가 어떤지 모르겠지만 비 영어권의 사람들과 비교했을때 한국인은 영어를 아주 못하는 건 아니다. 몇몇 한국인들은 정말 영어권 사람만큼 영어를 하며 정말 지독하게 토플(호주에서는 아이엘츠)을 공부해서 문제유출 같은 게 아닌 본실력으로 뛰어난 점수를 받는 경우도 허다하며 문법과 리딩에서의 강함은 비교불가 일 정도이다.

세상 모든 일이 동전 양면 같은 거라고 생각한다. 분명 영어 공부도 안하고 영어도 쥐뿔 못하는 한국인들도 있을 것이다. 그런 한국인을 무시하는 외국인도 있을 것이다. 뉴욕까지 가서 한국 음식을 홍보한다면서 최소한의 영어회화 정도도 외우지 않은 무한도전 멤버들이 부끄러운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말을 그렇게 하는 거 아니라고 본다. 분명 나보다 나이도 많으신 거 같은데 캐나다에서 영주권인지 시민권인지 잘 모르겠지만 받으셨다고 해도 같은 민족끼리 "쪽팔린 추태" 라던지 "기생충 같은" 이라던지 "굴욕스러운 국민" 이라던지 이런 단어는 혼자서 속으로 하셨으면 좋겠다. 나도 남들에게 한국에서 마음 편한 날 없고 힘들었다, 한국 참 실망스럽다 라고 말하지만 최소한 같은 한국인을 까지는 않으려고 노력한다. 한국인이 그리고 한국이 잘되면 좋겠다고 말하려고 노력한다. 말이라는 게 그렇다. 부드럽고 차분하게 이야기하면 좋지 않은가? 왜 굳이 과격한 표현을 사용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그렇게 쪽팔리면 이선민 씨는 그냥 한국에 얽히지 않았으면 한다. 영어 조금 잘한다고 대단한 거 아니다. 뉴욕에 간다고 해서 한국인이 영어 꼭 잘하라는 법도 없다. 뉴욕 한 복판이든 북극의 한 복판이든 한국인이 한국 말을 하는 건 부끄러운 게 아니다. 영어 못하는 건 전혀 부끄러운 게 아니다. 그걸 부끄럽다고 느끼는 게 부끄러운 거다. 그래서 난 당신이 부끄럽고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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