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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이라는 말은 언제나 묘하다.

from 시작/생각 2010. 3. 14. 22:29 by 케르베로스


몸은 한가한데 고민할 게 많아서 살짝 정줄 놓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오늘이 화이트 데이. 사실 내가 여기서 해줄 수 있는 게 없어서 딱히 의미가 있는 날은 아니지만(물론 미안하게 생각함) 부랴부랴 문자도 보내고 이메일도 쓰고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을 하고 나니 조금 허탈하다.

녀석은 쿨데레라서 그런건지 날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건지 혹은 연애세포가 남들보다 적은건지 아니면 바빠서 인지(수많은 가정의 연속) 장거리 연애를 하면 이런 날 섭섭할 법도 한데 아무 말도 없다.

메일을 다 적고 나면 안녕 이라고 적는데 안녕이라는 말이 참 묘하다. 외국인 친구들이 Hello 와 Bye 를 한국말로 가르쳐 달라고 하면 뭐라고 말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결국 우리나라 말로는 둘다 "안녕" 이라고 한다고 다만 억양이 다르지 라고 가르쳐 주는데 그러면 거의 대부분은 "그래? 그거 흥미롭군." 이라며 신기해 한다.

물론 안녕, 잘가 로 가르쳐 줄 수 있지만 내가 딱히 어디 다른 곳을 가는건 아니고 공통된 공간에서 위치의 변경만 있을뿐이니 왠지 그건 조금 아닌거 같아서 마음에 들지 않기도 하다.

아무튼 안녕이라고 적고 나면 이게 또 영원히 안녕 이라는 의미인 거 같은 예전 이별의 기억이 떠올라서 소심한 새가슴에 다음에 만날 때 까지 안녕 이라고 고쳐 적고는 속으로 보고 싶다를 덧붙인다.

언젠가는 서로의 안부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날이 와서 우리 사이에 안녕 이라는 말을 쓰지 않아도 될 날이 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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