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에 해당되는 글 4건

  1. 벌써 일년 2 2010.12.20
  2. 하루에 몇 번이나 생각나? 2010.06.13
  3. 월화수목금금금 1 2010.05.29
  4. 연애의 황금기 2009.08.23

벌써 일년

from 시작/생각 2010. 12. 20. 19:20 by 케르베로스


홀로 서 있는 것 처럼 보이지만 사실 아직 주위에 나를 지탱해주는 것들이 많이 있다. 하지만 그것들은 때때로 내 양 어깨를 짓누른다.
벌써 일년이 지났다. 새하얀 입김을 만들며 일년 만에 돌아갔던 한국 그리고 또 다시 일년이 지났다. 그 일년간 뭘했나 돌아봐도 별로 떠 오르는 건 없고 얼만큼 앞으로 나아갔나 다시 돌아봐도 난 여전히 제자리인것만 같다.

이제 이 곳에 남아 있는 사람보다 떠난 사람들이 더 많아져버린 그래서 사람을 만나도 또 언제 헤어져야 할지 모른다는 불안감, 그래서 결국 겉돌다가 마는 겁쟁이인 나는 더 안으로 파고드는 것 같다.

다시 보고 싶은, 만나고 싶은, 이야기하고 사람들이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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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몇 번이나 생각나?

from 시작/생각 2010. 6. 13. 20:51 by 케르베로스


겨울이 오고 한동안 비가 계속 내려서 마음이 울적했는데 요즘은 추운 건 그대로지만 다행히 하늘은 맑고 햇살은 따뜻하다.

이런저런 일로 마음은 복잡하지만 어찌되었건 8주차를 무사히 보냈고 남은 9주차만 어떻게 넘어가면 이번 학기도 끝이구나 싶고 9주차 월요일이 영국 여왕님 생신이라 공휴일인데다가 때마침 월드컵 개막이라 금요일부터 괜히 마음이 여유롭다.

캔버라 갔던 친동생이 남은 일처리를 위해 집에 오고 이제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친한 형님이 와서 남자 3명이서 맥주 마시면서 그리스 전을 봤다.

승리의 기쁨에 겨워하다 자고 일어나니 한가한 일요일 아침이 어쩜 이렇게 맑고 투명할 수 있는가? 진짜 이런 날에는 달달한 연애하고 싶다. 아침 늦게 여친 데리고 카페 가서 브런치 먹으면서 수다나 떨고 말이다.

 적적하다. 변방의 요새에서 성벽을 지키는 늙은 병사 같다. 명예도 돈도 없는 이 곳에서 나는 무얼 지키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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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화수목금금금

from 시작/생각 2010. 5. 29. 21:24 by 케르베로스


외모는 전사지만 실제 스탯은 법사인 나는 저질 체력에 저질 행동력을 가지고 있는데 운 좋겠도 이번 학기에는 한참을 안 아프더니 기여코 배탈이 나고 도미노마냥 몸살, 감기로 이어지는 바람에 이틀을 골골 거렸다.

그런데 사는게 아프다고 누워만 있을 수가 없는 게 또 슬프다. 곧 이사도 해야 해서 짐도 챙겨야 하고 당장 과제랑 시험 준비랑 다음 주 에 있을 인터뷰 준비도 해야하니 또 약 하나 입에 털어넣고 이리저리 몸을 굴린다.

참 다행인게 그래도 아직 젊어서 그런지 이렇게 며칠 지나면 또 괜찮아 진다는 거다.

겨울이 왔다. 하루종일 우중충한 건 당연하고 일주일에 해가 떠 있는 날도 며칠 없다. 덕분에 빨래는 안 마르고 몸은 아프고 밖은 비가 쏟아지는데다가 추워서 미칠 거 같은데 이사할 때 쓸 가방이 필요해서 결국 시티로 나갔다.

시티까지 가는 30분 동안 멍하니 창 밖을 보는데 참 기분이 서글프더라. 요즘 같이 추운 날에는 짤방처럼 따뜻한 침대에서 전여친님 괴롭히고 놀면 좋겠다. (그런데 난 전여친님 못 이기니까 괴롭힘 당하고 있지 싶기도 하다.)

아, 진짜 이건 어쩔 수 없는 건지. 아프니까 빵에 고기 넣어 먹는 것보다 따뜻한 쌀밥에 고기가 먹고 싶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햇쌀로 지은 밥 먹고 싶다. 갓 담근 엄마 김치랑 삼겹살 이랑 같이 먹으면 죽어도 여한이 없겠지.

드래곤볼에 나오는 시간과 공간의 방에 들어가서 한 1년만 푹 쉬었다가 나오면 좋겠다.
최근에 월드컵 한다고 여기저기서 떠드는데 우연히 본 나이키 광고가 아주 대박이더라. 과연 호주에서 월드컵을 얼마나 챙겨줄지 심히 의심 스럽다. 뭐 어차피 축구를 그다지 좋아하는 편은 아니니까 상관 없긴 하다.

어찌 되었건 날이 춥다보니 외롭다. 역시 사람은 광합성을 하며 살아야 하는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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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의 황금기

from 시작/생각 2009. 8. 23. 14:21 by 케르베로스

고기 먹으로 가자, 고기

보통 한가한 주말에는 동생이 아는 형(엽)과 나그리고 동생 이렇게 셋이서 시간을 보낸다. 셋 다 술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서 주로 셋이서 영화를 보거나 밥을 먹거나 커피를 마시는데 이번 주에도 어김 없이 셋이서 밥을 먹으러 갔다. 거의 매주 만나다 보니 요리 관련 이야기(셋 다 요리사)를 제외하고는 참 할 이야기가 없는 편인데 그나마 이번에는 할 이야기가 있었으니 그건 바로 헌팅!


사냥? 그거 말고!

엽이 형이 최근에 한국 식품점에서 아르바이트 하는 여자에게 헌팅을 했고 그 결과를 오늘 이야기 해주기로 한 것이었다. 뭐 이런저런 이야기가 있었지만 정리하자면 폰번호를 따고 통화를 하고 같이 커피도 마셨지만 여자 쪽은 연애를 할 생각이 없다는 것. 우리 셋은 왜 이렇게 연애하기가 힘드냐며 푸념을 하다가 자신의 연애의 황금기에 대해서 이야기 하기 시작했다. 나는 호주 오기 직전이 연애의 황금기지 않았을까? 생각했고 엽이 형은 호주오고 얼마 안되서라고 했다. 둘다 그때 나이는 24살.

그때가 정말 좋았다며 추억에 빠져 있는데 가만히 보니까 내 동생은 아직 22살. 곧 연애의 황금기가 오겠구나 라며 나와 엽이 형은 부러워하는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24살, 돌아갈 수 있다면 돌아가고 싶은 매일 밤새 통화하고도 녀석의 목소리가 듣고 싶었고 6시간 가까이 버스를 타고 가서 만난 첫 날을 잊을 수 없는 첫사랑보다 더 가슴에 남는 연애의 황금기였던 시절이 그립다.


당신의 연애의 황금기는 언제 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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