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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은 공익공익 하며 울지요

from 시작/생각 2010. 5. 16. 21:51 by 케르베로스


우선 글을 쓰기 앞서서 나는 현역으로 군복무를 마친 사람들을 무조건 존중합니다. 아래글에 아무리 공익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지만 그 힘든시간이 현역보다는 못하다는 점도 인정 합니다.

또한 이 글에서 여성을 까고 있다고 해서 세상 모든 여성을 까는 게 아니니 괜한 시비 거시면 참 피곤해집니다.

요즘 시험과 과제와 그 외 잡다하게 하루하루 시간이 부족해서 인터넷도 거의 못하며 살고 있기는 한데 그래도 삶은 참 버라이어티 해서 재밌는 일이 많다. 그 중 이번주에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한국인 여성 두 분이 신나게 공익을 까고 있었던 일이다.

"그 녀석 공익이야."
"남자도 아냐."

등등 듣고 있다보니 기가 찬다. 도대체 공익이 니들한테 잘못한 게 뭐냐?

나는 2006년부터 2008년 까지 2년 2개월간 논산 육군 훈련소에서 4주간 훈련을 마친 뒤 울산 남구청 건설과 토목계에서 공익으로 근무했다. 주 업무는 과적차량 단속 이었고 가끔 행정계의 불법 노점상 단속을 지원 했다.

솔직히 공익이 현역보다 편한 건 인정한다. 그래서 술자리에 나가서 현역들이 공익들 무시하면 나는 그냥 입 다물고 넘어간다. 나는 최소한 퇴근하고 집에 가서 엄마가 해주는 밥 먹었고 온라인 게임도 했고 연애질도 했으니까 2년간 휴가를 제외하면 부대에 갇혀 있던 현역들보다는 편했으니까...

그런데 아무리 그래도 우리도 대체 군복무로 나라와 국민을 위해서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 일했잖아. 한 겨울 새벽에 덜덜덜 떨면서 덤프트럭을 추적해서 붙잡고 한 여름에는 뜨거워 미치는 아스팔트 도로 위에서 땀 뻘뻘 흘리며 덤프트럭 밑에 윤중기 깔아서 덤프트럭 중량 재었다. 시비가 붙어서 기사 및 시민들에게 욕먹기도 하고 후배들 도로에서 사고 날까봐 괜히 기합도 주고 공무원 분들 서류준비부터 민원전화를 받는 업무까지 했다.

그래, 막말로 2년 2개월간 내 소중한 청춘 나라를 위해서 소비했다. 그런데 사회 나오면 현역 나온 남자들 한테는 공익 주제에라며 까이지 여자들은 저런 식으로 남자도 아니라며 공익 무시한다.

다시 한 번 물어보자. 도대체 공익이 니들한테 잘못한 게 뭐냐? 도대체 대체군복무라는 명목하에 2년 2개월 개고생한 우리들은 왜 최소한의 정당한 평가도 받지 못하는 건데? 남자도 아니라고? 장난치나...

내 말이 그냥 편하게 공익 나온 놈이 열등감 폭발 하는 글 같기도 할테지만 정말 공익 나와서 사회생활 해보면 면제보다 못한 느낌이다. 도대체 내 2년 2개월은 무엇을 위한 시간 이었는지 후회가 가득하다. 취직해서 군대 나왔어? 라고 질문 받아서 네. 라고 답하고 어느 부대였냐는 질문에 공익이었습니다. 라고 말하면 그것도 군대 나온거야? 라고 되묻지 말란 말이다.

하긴 요새 신체 건장한 연예인들이 다 공익 빠지는 거 보면 나도 어이가 없긴 하지만 그래도 공익들 다 열심히 일한다.(물론 노는 보직에서 편하게 노는 놈들도 있긴 하지만 그건 현역도 그렇잖아. 소위 땡보직이라고 하던가?)

제발 공익 나왔다고 까지 말자.
공익은 공익공익 거리면서 우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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