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에 해당되는 글 2건

  1. 왜 하는가? 2011.03.27
  2. 고민을 하는 일 8 2009.12.08

왜 하는가?

from 시작/생각 2011. 3. 27. 16:09 by 케르베로스


아주 어렸을 때 가족여행으로 해인사로 놀러갔던 적이 있다.


거기서 만난 스님은 지나가는 수많은 방문객 사이에서 내 손을 붙잡고 "왜 공부를 하느냐?" 라고 물었고 나는 당시 "훌륭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요." 라고 답했었다. 하지만 스님은 "모르는 걸 알기 위해서 하는 거란다." 라는 말을 하고 나를 놓아주었고 나는 그런가보다 라고 생각하며 얼른 부모님의 뒤를 쫒아 갔었다.


문득 장을 보고 돌아오는 길에 그때 일이 생각났고 "왜 공부를 하는가?"는 질문에 나는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 입니다." 라고 답해야 하지 않았을까 싶었다. 왜 그런 답이 떠 올랐냐면 사람답게 사는데 가장 필요한 건 돈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사람답게 살기 위해 돈을 벌고 돈을 벌기 위해 무언가를 한다.


그럼 왜 하는가?


왜 일어나고, 운동을 하고, 샤워을 하고, 밥을 먹고, 공부를 하고, 사람을 만나고, 돈을 벌고, 고민을 하고, 무언가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은 왜 사는가? 와 연관되기도 하는 것 같지만 인간 답게 살기 위해서라는 답은 질문에 대한 답이라고 하기에는 완벽해 보이지도 않을 뿐더러 아마 평생을 의문해도 답하기 힘들 거 같다.


흔히들 이야기 하는 그 도를 아십니까? 라는 도, 즉 길이라는 건 끊임없이 무언가를 해 나가는 거라고 한다. 무도는 끊임없이 무에 대해서 생각하고 수련을 하는 것이며 선도는 선함에 대해서 생각하고 선한 일을 하는 것이며, 이러한 것들 함으로 인해 그 길을 걸어 나간다는 것이다.


태어나서 아둥바둥 거리다가 기어다니고 걷고 달리기 시작하면서 사람은 각자의 도 를 완성해 나가기 시작하고 그게 인생이라고 한다. 누군가는 남들보다 빠르게 그 길을 개척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느리지만 주변을 천천히 감상하면서 걷기도 한다는 것이다.


최근에 생각하는 것들이 이리저리 섞여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건지 애매해지기는 했지만 어찌되었건 나는 지금보다 조금 더 인간다운 대접을 받으며 인간답다고 느끼며 살기 위해 발버둥 치고 힘들어 하고 고민해가며 때로는 너무 지쳐 모든 걸 포기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때로는 너무 큰 보람에 인생은 아름답다며 끊임없이 무언가를 계속해서 해 나가고 있다.



,

고민을 하는 일

from 시작/생각 2009. 12. 8. 19:47 by 케르베로스

사실 내가 하는 고민의 거의 대부분은 이미 답이 나와 있는 경우가 많다. 이미 나와 있는 답이라는 것은 논리적이며, 이성적인 결정이지만 문제는 항상 대부분의 고민의 이유는 내 마음이 그것을 원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공부 하기 싫다. 고 고민하기 시작하면 제일 좋은 답은 마음을 다 잡고 조금만 더 노력하자며 나에게 격려를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답일 것이지만 항상 현실은 그렇지 못한 채 마음만 흔든다. 결국 하기 싫은데 해야만 하는 것에 대한 반발심으로 나는 또다시 고민에 빠진다. 다른 방법, 조금 더 편한 방법, 안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라며 고민해봤자 답은 없다. 결국은 이미 마음 속에 나와 있는 답이 가장 최선인 것이다.

그런데 삶이라는 게 또 재미 있어서 그것 말고 다른 답이 하나 더 있다. 상처 입을 것을 알지만 실패가 당연시 되지만 그냥 마음 내키는 일을 하고 태연하게 상처를 입고 실패를 받아 들이는 것이다. 대신 나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했으니까 만족해 라며 자신을 위로 하면 된다.

이렇듯 누구를 좋아하는 일은 참 우스운 일이다. 생각에 생각을 거듭해도 당장 혹은 약간의 시간이 지난 뒤 나는 분명 상처 투성이가 될 것이다. 그리고 스스로 어찌 되었건 좋았잖아? 라며 가볍게 웃겠지.

다시 상처 투성이가 될 각오를 하고 앞으로 한발짝 몸을 내민다. 그리고 해피 엔딩을 꿈꾸며 가볍게 고민에 빠진다.
,
|  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