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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어떠한 것들의 가치 2 2010.07.01
  2. 세상은 가도가도 부끄럽기만 하더라. 2010.06.06

어떠한 것들의 가치

from 시작/생각 2010. 7. 1. 15:15 by 케르베로스


최근에 마음고생이 심했는데 가장 큰 원인은 7월달 부터 시작하는 실습 기간 이었다. 이왕 프렌치 요리를 배운 김에 한식이나 일식이 아닌 그쪽 계통 일을 하고 싶었지만 아무래도 부족한 경력과 영어로 일자리를 찾는 게 쉽지가 않았다.

심지어 6월 29일까지 일을 못 구해서 학교를 그만 둘까 라고 고민할 정도였는데 30일에 일자리를 구해서 학교에 서류를 제출해서 무사히 실습을 시작하게 되었다.

거의 300 곳 가까이 이력서를 제출하고 그중 최소 100 곳에서 인터뷰 또 그중에서 20 곳에서 트라이얼을 보면서 나를 보는 사람들에게 나는 과연 어느정도의 가치로 보일까 궁금했다. 그리고 한번 두번 그리고 점점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쓰는 상황을 보며 내 가치의 정도를 알 수 있었다.

나도 잘 할 수 있는데 라는 분노와 왜 나는 그렇게까지 밖에 안 보이나 라는 한탄이 나를 조금씩 갉아 먹는 듯 했다.

어찌 되었건 이번에 일하게 된 비스트로(Bistro) 에서 얼마만큼의 가치로 나를 바라보는지는 모르겠지만 잘하고 싶다. 덕분에 나는 다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되었고 잘해보자는 용기도 생겼으니 말이다.

사실 스스로 생각해도 나는 남에게 떳떳하게 내세울수 있을만큼의 가치가 있는 사람은 아니다. 그렇다고 못난 사람도 아니지만 나 정도의 평범한 사람은 혹은 그 이상의 사람은 정말 많으니까...

하지만 모든 걸 포기하려던 순간 이렇게 다시 시작한 것 처럼 삶을 살아가는 과정에서도 이렇게 힘들고 지치더라도 그 끝에는 희망이 있을 거 같다. 그리고 그러한 과정 속에서 나는 내 가치를 점점 더 높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많은 걸 배운 시간 이었다. 어떠한 것들의 가치에 대해서 정말 많은 걸 배운 시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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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가도가도 부끄럽기만 하더라.

from 시작/생각 2010. 6. 6. 19:23 by 케르베로스


내가 한 말은 아니고 서정수 시인의 자화상 이라는 시의 한 문장이다. 재미 있게도 요즘 세상 돌아가는 걸 보면 딱 저 문장이 떠 오른다.

궁극적으로 완벽하기 그지 없는 신이 되길 원하는 인간이 만든 단어중 인간미 라는 게 있다. 최후에는 신이 되지 못한다는 걸 알고 도망칠 방법으로 만든건지는 몰라도(애초에 저렇게 해석하는것 부터가 문제겠지만) 인간미 라는 것 자체가 불완전한 것 혹은 미완성인 것에 대하여 무척이나 관대하다는 것이다.

최근 제일 관심이 생기는 건 타블로씨의 학력의혹에 관한 것인데 하루가 다르게 정보가 갱신되고 의혹물 반박물등이 쏟아져 나오는 게 아주 그냥 일일 아침 드라마 마냥 재밌다.

뭐 그건 그렇고 에픽하이 음악을 좋아하는 입장에서 타블로씨나 그 친형 되시는 분의 대처 방법은 이해가 안 된다.

반박 카페를 만든다던지 트위터에 쉰다고 말해버린다던지 도대체 뭐하자는 건지 모르겠다. 그래, 단순 의혹 때문에 졸업 증명 서류를 인증한다는 게 자존심 상할 수 있겠지만 애초에 이런 일을 만든 건 유명대 졸업이라고 말한 자신에게도 있는 거 아니겠는가? 그냥 쿨하게 인증 때려버리면 조용히 될 일을 이렇게 크게 만드는 건 아니다 싶다.

아무튼 학력을 위조했던 어찌되었건 사실 나랑은 하등관계 없는 일이고 위조했다면 에이~ 개새끼 해버리고 실망하면 되고 위조 안 했다면 어휴~ 부러운 새끼 라고 배아파하면 그만이긴 하겠지.

이번 일을 계기로 내 과거를 돌이켜보면 유명인이 아니라 천만다행이다 싶다. 부끄러운 일은 왜 그렇게 많은지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고 싶다. 26년 짧은 인생을 헛 살았구나 싶기까지 하다. 이게 게임이면 새로 시작 버튼이라도 누르고 싶다.

그런데 아무리 하찮고 부끄러운 과거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지금의 내가 쓸모 없다고는 할 수 없는 거 아닌가? 분명히 나는 새로운 실수를 계속해나갈거고 책임질 게 늘어날 수록 자존심이라는 단어는 점점 사라질 것이다. 세상은 가도가도 부끄럽겠지만 허리를 펴고 조금 더 높은 곳의 공기로 숨 쉬며 내일을 바라보며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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